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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도 정보기관 공작문서 놓고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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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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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의 공작 문서를 둘러싸고 미국에서도 공방전이 한창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중앙정보국(CIA)과 상원 정보위원회 간에 자존심을 내건 공방전의 핵심은 정보위가 대테러 공작 관련 CIA 내부 검토 보고서를 불법으로 빼냈다는 것과 CIA가 압력에 떠밀려 마지 못해 정보위에 제출한 문건 내용이 내부 검토 보고서와 다르다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CIA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5년 동안 체포한 알 카에다 조직원 등 테러 용의자들을 태국,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등 해외에 설치한 비밀 감옥에 가두고, 구금 과정에서 물고문 등 비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했다.

이 공작이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초 이를 공식 폐지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상원 정보위가 이 공작을 훑어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공작에 관련한 모든 비밀 전문을 정보위가 요청한 데 대해 백악관 측은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쪽으로 사실상 거부 반응을 보였다.

한동안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 열띤 정치 공방이 계속되다 당시 리온 파네타 CIA 국장과 다이앤 파이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 사이에 타협안이 마련됐다. 수백만 쪽 분량의 공작 관련 비밀 자료를 버지니아 주 랭리 CIA 본부 인근 비밀 시설 내에서 정보위 조사관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 타협안의 골자였다.

파테나 국장은 동시에 정보위에 넘기기로 합의한 비밀 자료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차원에서 자체 검토 작업을 지시했다. 파네타의 핵심 참모였던 제레미 배시는 자체 검토 작업이 "반박이나 대체 보고서용이 아니라 단순히 정보위에 이관되는 비밀 자료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 요약분을 넘겨주려는 의도"였다고 항변했다.

창문도 없이 철통 같은 경비 속에 이뤄진 조사 초기 때만 해도 수천 쪽 분량의 자료가 조사관들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돼 이를 별 어려움 없이 훓어볼 수 있었다. 최근 법원에 제출된 정보공개법(FOIA) 소송 자료를 보면 당시 CIA는 정보위가 개인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CIA 본부 정보망과는 연결이 안 되는 '네트워크 공유 드라이버'를 따로 설치해주었다.

이런 제약 속에서도 정보위는 2012년 말까지 비밀 자료에 대한 조사 작업을 끝내고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려고 CIA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정보위의 이런 조치는 암초에 부딪혔다.

파네타 후임으로 2013년 초 CIA 수장에 취임한 존 브래넌은 전임자들과 달리 CIA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로 비밀 감옥 운용 당시 CIA의 간부로 재직 중이었다.

브래넌은 취임 공청회 자리에서 정보위가 CIA에 제출한 보고서를 읽어보았다고 실토하며 공작 내용에 대해 "사실과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 CIA의 공식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몇 달 뒤 브래넌은 상원 정보위 보고서에 담긴 사실과 결론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122쪽 분량의 답변서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CIA와 정보위가 격돌했다.

정보위 조사관들이 '파네타 보고서'를 언제 어떻게 입수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사관들이 CIA 내부 방화벽에 몰래 들어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런 사실도 법무부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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