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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지사, 이번엔 '제대로' 서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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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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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동해병기' 서명 약속…수정안 제출 가능성 우려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로부터 동해병기 법안을 넘겨받은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가 언제, 어떤 식으로 법안에 서명할 지가 한인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요식절차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서명의 시기와 형식에 따라 한인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 정치적 함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해병기 법안처리 과정에서 매콜리프 주지사가 보여온 '이중적 행태'로 인해 그의 적극적 서명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한인사회 내에 여전히 팽배하다.

◇ 서명 예상되지만 수정안 가능성 우려 = 버지니아 주의회의 교차표결을 통해 통과된 법안은 3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주지사는 원칙적으로 4개의 옵션을 취할 수 있다. ▲원안 서명 ▲수정안 제출 후 서명 ▲거부권 행사 ▲부작위에 따른 자동발효이다.

현실적으로 주 의회의 교차표결을 거쳐 통과된 법안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자동발효될 경우 주지사의 임무를 '해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떤 식으든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지사 측도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기 때문에 이를 번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주지사가 수정안을 제출한 뒤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지사가 수정안을 내면 다시 주의회로 돌아가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해 상·하원이 소위→상임위→전체회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이는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게 한인단체들의 시각이다. 한인단체 관계자는 "이미 주지사 측에 수정안을 제출하면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 한인들 "北버지니아로 올라와 서명해달라" = 주지사가 서명하기로 마음먹을 경우 그 형식은 ▲서명식을 갖는 방안과 ▲서명식 없이 집무실에서 다른 법안들과 함께 서명하는 방안을 상정해볼 수 있다.

'미주 한인의 목소리' (VoKA)' 피터 김 회장 등은 주지사가 한인들이 밀집해있는 북 버지니아로 올라와 별도의 서명행사를 갖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번에 한인사회의 '힘'을 확인한 매콜리프 주지사가 별도의 서명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한 소식통은 "매콜리프 주지사가 일본 측의 눈치를 보고 있어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일본 측 막판 로비 치열 = 이런 가운데 주지사의 서명을 막기 위한 일본 측의 막판 로비전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로비회사인 맥과이어우즈 컨설팅이 전면에 나서고 있으나 주미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도 직접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이 동해병기 법안을 최종 통과시킨 이튿날(6일) 주지사가 주최한 제6회 버지니아 농업교역 콘퍼런스에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가 참석해 버지니아주-일본 교역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도 가진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주미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는 매콜리프 주지사와 사사에 대사가 식사를 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주요 교역대상국 대사로서 초청된 것이지만 사사에 대사는 매콜리프를 상대로 동해병기 법안에 서명하면 교역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협박'했던 인물이어서 가볍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한인사회 대(對)민주당 기류 심상찮아 = 매콜리프 주지사가 이번 서명과정에서도 '모호한 행태'를 보일 경우 한인사회의 기류가 심상찮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인단체들은 지난해 이민자와 소수인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온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그러나 이번 법안 처리과정에서 민주당에 대한 회의적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게 한인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매콜리프 주지사가 공약사항을 뒤집은 데 이어 노골적으로 법안 죽이기에까지 나서면서 실망감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공화당은 이번 사안을 '정치적 재료'로 활용해 한인사회에 다가서는 데 나름대로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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