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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확 바뀐 '김연아 스타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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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아가 하루 만에 이렇게 달라졌어요' 지난 3일 빙상연맹의 소치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수여식 때(왼쪽)와 4일 팬 미팅 행사 때 김연아의 모습. 하루 만에 커리어 우먼에서 깜찍한 소녀로 변신한 듯하다.(사진=송은석 기자)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김연아(24)의 팬 미팅 행사가 열린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 행사 참여에 추첨으로 뽑힌 100여 명의 팬들은 물론 행사장 밖과 건물 2, 3층, 에스컬레이터까지 피겨 여왕의 모습을 보기 위한 인파로 가득 찼다.

뜨거운 환호 속에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깜찍 발랄한 모습이었다. 산뜻한 살구색 트레이닝 상의에 검은 하의, 엷은 청록색이 가미된 검은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 특히 뒷머리를 땋아 올려붙인 헤어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전날과는 확연히 다른 외양이었다. 김연아는 3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소치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수여식 때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 진을 받쳐입었다. 헤어 스타일도 자연스럽게 풀어 생머리였다. 운동과는 무관한 세련된 커리어 우먼을 연상시켰다.

연맹 주관 수여식과 상대적으로 편안한 팬 미팅이라는 행사의 성격 차는 엄연했지만 그럼에도 김연아의 스타일은 완전 달랐다.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스포츠 용품업체의 트레이닝복과 운동화임을 감안해도 색상과 머리 스타일에는 품이 많이 간 듯했다.

팬 미팅 행사 인사에서 김연아는 "어리게 보이려고 옷도 상큼하게 입고 머리도 올렸다"고 이날 패션의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방송인 전현무가 팬들에게 "몇 살처럼 보이냐"고 묻자 "1살이요"라는 대답이 나올 정도로 효과는 만점이었다.

'누가 제일 어릴까요?' 김연아는 4일 팬 미팅 행사에서 7살 어린 후배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어리게 보이려고 머리와 의상을 신경 썼다고 했다. 사진은 김연아가 행사에서 피겨 유망주 김해진, 박소연(왼쪽부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사진=송은석 기자)

 

단지 팬들에게 어리게 보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다름아닌 이날 행사에 게스트로 참석하는 후배들 때문이었다. 소치올림픽에도 함께 출전했던 17살 동갑내기 유망주 김해진(과천고), 박소연(신목고)이다.

김연아는 행사 중간 무대로 나온 후배들을 보더니 "사실 어리게 하고 나온 것은 얘네들 때문"이라면서 "늙어보이지 않게 하려고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우스갯소리처럼 말했지만 7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비교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이제 피겨보다 피부에, 머리에, 의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영락없는 보통 여자의 모습이다.

이날 김연아는 결혼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했다. '10년 후의 모습'에 대해 "피겨 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놓지는 않고 있을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김연아는 결혼에 관한 질문에 "(10년 뒤 한국 나이로) 35살에도 결혼 안 하면 너무 늦지 않나요?"라고 반문했다. 어쨌든 10년 안에는 결혼은 한다는 뜻이다.

이외도 김연아는 평범한 여인의 일상을 자주 입에 담았다. "경기에 대한 압박으로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편하게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김연아는 "체중에 신경 쓰지 않고 소치에서 오자마자 마음껏 집밥을 먹고 방콕(방에만 콕 박혀 있음)도 했으며 약속도 있어 외출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책도 읽고 최신 음악도 듣고 어디든 여행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년 동안 머리에 쓰고 있던 '피겨 여왕'의 묵직한 왕관을 내려놓은 김연아. 얼음판이 아닌 바야흐로 보통 여자의 삶에 발을 내디뎠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이제는 정말 여왕을 놓아줄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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