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닥은 계속 10대, 적응 못하면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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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제2의 청춘을 맞이한 바스코의 묵직한 일기장

 

벼랑 끝에 내몰렸던 바스코가 스스로를 내던졌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미니앨범 ‘코드네임:187’(Codename:187)은 지난날과의 작별을 고하고, 다가올 날을 두 눈 부릅뜨고 맞이하는 바스코의 일기장이다. 바스코의 랩은 묵직하다.

바스코는 그간 배신, 이혼 등 부침을 겪으면서 느낀 감정이 자신감과 어우러져 또 다른 미래를 얘기했다. 절망을 이겨낸 건 결국 희망이고 자신감이다.

“내게 남은 것은 난도질당한 상처뿐 / 아무도 난 안 믿어. 콜롬버슨 틀렸어. 세상은 둥글지 않아 모나고 뒤 틀렸어 / 니들이 썰어간 내 심장”(타이틀곡 ‘프리 폴링’ 중) 등 절망을 토해내다가도 “한 손엔 마이크, 또 다른 한 손엔 아들래미 손 / 숨이 막혀도 살아야 돼 더 강하게”(인트로 ‘187’ 중)라며 다시 한 번 이를 악무는 식이다.

“2008년엔 꽤 큰 크루가 있었고 꽤 잘 나갔어요(웃음) 바닥부터 해왔기 때문에 뭘 하려면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믿던 형에게 뒤통수를 맞았어요. 지치더라고요. 그렇게 각자 갈 길 가게 되고 이후 이혼도 하게 되면서 많이 힘든 시기였죠”

바스코의 가장 처절한 심경을 담은 앨범은 지난해 발표했던 정규 4집 앨범 ‘엑소더스’(Exodos)다. 바스코는 “내가 들어도 정말 우울하고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번 앨범이 당시와 다른 건 희망의 메시지도 있지만 패기가 넘친다는 점.

“다시 잡아든 칼과 방패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 지는 나의 나이테. It's Like That. 내 마이크엔 No limit.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 버려 한 단계”(‘언더그라운드 킹’ 중), “내가 지옥아래 떨어질 바래? 내 얼굴 앞에 서서 내 두 눈을 보고 말해. 난 널 역관광 시켜버릴 저승사자네”(‘살아있네’ 중)처럼 자신감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이번 앨범에선 정말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어요. 한때 잠깐 ‘이런 말을 써도 될까’, ‘이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계산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엔 조금의 자기검열도 없었어요”

바스코가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었던 건 스스로 “제 인생에 제2의 황금기이자 청춘”이라고 말할 만큼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아갈 길은 확실하게 정해졌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2008년의 부흥기를 되돌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계속 젊어지는 것이다.

“2008년엔 공연하면 700명 이상 꽉꽉 들어찼어요. 메이저 대형 기획사에서 제의도 많이 왔죠. 메이저 음반을 내보고 싶긴 해요. 그런데 1천 명 정도는 채울 정도가 돼야 타협을 안 하는 선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엔 너무 개인적인 얘기라 공감을 못 하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전 나이를 먹고 있는데 이 바닥은 나이를 안 먹고 계속 10대거든요. 10대와 배신, 이혼 등의 얘기는 거리가 멀잖아요. 여긴 계속 젊은데 제가 적응을 못하면 결국 꼰대만 되는 거죠. 다음엔 좀 더 대중적인 소재로 조금만 바꾸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앨범에서 지난해 주목받은 신예 래퍼들이 참여한 ‘위 오운 잇’(We Own It)을 들어보면 “계속 젊어져야 할 것 같다”는 바스코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CJamm, Kid Ash, ODEE 등 핫한 루키들 사이에서 들리는 바스코의 랩은 고루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도 지겨워지기 때문에 계속 제 틀을 깨야죠. 꾸준히 음악을 해야 그걸 알고 변화하는 것 같아요. 명반 1장 이런 것도 물론 멋있지만 싱글이 대세고 목소리를 많이 들려드려야 하는 시대잖아요. 경쟁의 구도가 달라졌고, 이 현상을 거부하는 순간에도 전 꼰대죠. 준비하고 있고 저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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