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높이로 상대 슛 시도를 저지하는 인천 전자랜드 찰스 로드(사진 오른쪽) (사진 = KBL 제공)
인천 전자랜드가 2013-2014시즌 프로농구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지난 22일,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는 18점 17리바운드를 쓸어담는 괴력을 발휘하며 6강 진출을 자축했다. 출전 시간은 24분 남짓이었다.
2년 만에 다시 KBL 무대로 돌아온 로드. 처음에는 기대 못지않게 우려가 컸다. 한국을 떠난 기간에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마치 야수같았던 운동능력이 보이지 않았다. 유도훈 감독도 "그동안 무릎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그동안'이다. 로드는 무릎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이제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유도훈 감독도 "시간이 지날수록 잘할 선수는 로드"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로드는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 첫 24경기에서 평균 14분29초 동안 출전해 8.5점, 4.5리바운드, 1.0블록슛을 기록했다. 이후 25경기에서 더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당 10.9점, 5.2리바운드, 1.4블록슛을 올렸다.
기록 자체는 눈에 띄지 않지만 최근 25경기 평균 출전 시간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로드는 평균 16분 정도 뛰었다. 40분 단위로 환산하면 리그 최정상급 센터로 군림했던 2년 전 부산 KT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로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팀원들과의 믿음도 보다 단단해지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로드는 블록슛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어 상대가 골밑으로 들어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선수들은 로드를 믿고 외곽에서 강하게 상대와 밀착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중심은 리카르도 포웰이지만 그는 정통 빅맨은 아니다. 따라서 로드가 제 몫을 한다면 전자랜드는 한팀 안에서 두 가지 색깔을 낼 수 있다.
유도훈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숙제가 바로 높이다. 그런 숙제를 풀어줄 선수가 바로 로드다. 로드의 분위기가 올라오면 경기를 운영하기가 쉬워진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로드 역시 자신감이 가득 하다.
선수가 가진 진정한 위력을 소속팀 팬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 위력을 제대로 실감하는 것은 상대팀의 팬들이기 때문이다.
반은 우스갯소리지만 전자랜드 팬들은 100%의 로드가 어떤 선수인가를 잘 알고 있다. 2년 전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드는 5경기 평균 26.8점, 14.6리바운드, 2.4블록슛을 올리며 KT의 3승2패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팬 여러분이 시즌 내내 응원해주시는 부분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로드는 "부상에서 회복하는 단계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계속 더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플레이오프는 서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집중하고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부상을 다 잊겠다. 모든 것을 걸고 100%를 던졌을 때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