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대박'…대박 터뜨리자 영어 표현 고민하는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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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 중인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은 대박'이 가져온 정치적 효과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보수.진보 언론 모두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을 화두로 통일 담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맞수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일은 분명히 대박이지만 우리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 대박이 중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언론, 일반사회 모두 박 대통령이 던진 '통일은 대박' 프레임에 걸린 모양새다.

어느새 당위적 단어가 되다시피한 '통일'이라는 말 뒤에 속된 느낌까지 갖게 하는 '대박'이라는 단어를 결합시켜서 통일을 국민적 관심사로 끌어 올린 것은 분명 박 대통령의 정치력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지만 '통일은 대박' 발언에서 통일보다는 대박에 방점이 찍힐 경우 통일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대박'이 갖는 언어 유희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

'대박'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모호함 또는 중의성 때문에 국내 영자지나 외국 언론들은 'Jack pot(거액의 상금, 대박)', 'Breakthrough(돌파구)', 'Bonanza(노다지, 수지 맞는 일)', 'Blessing(축복)' 등 각기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언론의 문의가 있었다며 20일 '대박'에 대한 영어 표기를 'Bonanza'로 쓰는 게 더 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한 술 더 떠서 친절하게도 왜 Bonanza가 적절한 지에 대한 설명을 담은 자료까지 기자들의 요청에 의한 형식으로 제공했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Bonanza'는 바다의 잔단함, 번영, 노다지 등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됐으며 광맥 개발의 의미와 함께 거대한 부의 원천을 의미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블룸버그통신 등에서도 '대박'을 'Bonanza'로 표현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통일은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 대박”이라고 연설했을 때 동시통역은 이를 ‘breakthrough’라고 번역한 바 있다.

한국어와 영어에 익숙한 동시통역이 즉석에서 표현한 게 사후에 이런 저런 효과까지 고려해 청와대가 추천한 Bonanza가 더 알맞는 해석일 수도 있어 보인다.

'대박'의 영어식 표현을 사실상 권고하고 나설 만큼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이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릴 줄 알았을까?

당시 상황을 되돌려 보면 대박에 대한 확신보다는 대통령이 사용하는 단어로써 적절하냐는 비판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6일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박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단어로, '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굳이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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