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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親러-親유럽' 갈등속 위기 최고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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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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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협력 협정 체결 중단으로 촉발…3개월째 국정 혼란

 

19일(현지시간) 20여 명이 사망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 배후에 '친(親)러시아냐, 친유럽이냐'라는 국가적 갈등이 자리하기에 해결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위 사태는 지난해 11월 말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 준비를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한 번에 수십만 명이 참여하기도 한 시위는 지난달 말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격화됐지만, 지난 14일 정부가 체포된 야권인사 전원을 석방하고 시위대도 관청 점거를 해제하면서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야권이 대통령 권한 축소를 핵심으로 한 개헌을 추진하고 이를 지지하는 2만여명의 시위대가 18일 의사당을 향해 행진하며 폭력을 행사하자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섰고 결국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 같은 사태 악화의 바탕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가까워져야 하는지 유럽으로 통합되야 하는지를 둘러싼 오랜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드네르프강을 경계로 친(親)러 성향의 동부와 친유럽 성향의 서부가 대립해 왔다.

러시아와 접한 동부는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계 주민도 상당하다. 야누코비치 대통령도 동부 도네츠크 출신이다.

반면 서부는 대부분 주민이 우크라이나계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한다. 이들은 자국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러시아보다 유럽과 가까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도 차이가 난다. 동부 지역 주민들이 주로 동방정교의 일파인 러시아 정교를 믿는 반면 서부 지역에서는 교황을 수장으로 인정하면서도 동방 정교의 전례를 따르는 우크라이나 가톨릭이 주류다.

동부는 18세기에 러시아 제국에 합병된 이래 러시아의 오랜 영향을 받아왔으나, 서부는 16세기 말부터 수백 년 동안 폴란드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등의 지배를 받다가 2차대전 이후에야 소련에 합병됐다.

이 같은 동-서 분열 양상은 그동안 선거에도 극명하게 반영됐으며 지금까지 대선에서는 대체로 친서방 후보와 친러 후보가 번갈아 당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를 서로 자신들과 더 가깝게 하려는 러시아와 유럽의 움직임이 우크라이나 내부 갈등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기 집권 최대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로 옛 소련권 국가들을 끌어들여 유럽연합(EU)을 닮은 거대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창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옛 소련권 국가 가운데 러시아 다음의 대국인 우크라이나를 EEU에 참여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에 150억 달러의 차관 제공과 천연가스 공급가 할인이란 선물을 안겼다.

이번 유혈사태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17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20억 달러의 자금을 이번 주 내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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