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고아성 '우아한 거짓말' 양날의 검 같은 제목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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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 피해자 이분법 벗어나 복잡한 인간관계 파고들어

영화 '우아한 거짓말' 제작보고회가 18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배우 김희애 김향기 고아성 김유정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막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가면서 험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우아한 거짓말'.

이 작품을 연출한 이한 감독과 주연을 맡은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가 다음달 13일 개봉에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본격적인 영화 알리기에 나섰다.
 
우아한 거짓말은 이한 감독이 전작 '완득이'(2011)에 이어 다시 한 번 베스트셀러 작가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바탕을 만든 작품이다.

소설은 왕따, 자살 등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인물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인간관계의 복잡미묘한 면면을 깊이 파고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스크린으로 옮겨진 우아한 거짓말도 소설의 이러한 이야기 줄기를 충실히 따른 듯한 모습이다.
 
마트에서 일하며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가는 현숙(김희애)과 무슨 일에도 무덤덤한 현숙의 고등학생 큰딸 만지(고아성), 그런 언니와 달리 언제나 웃음 띤 얼굴의 열네 살 작은딸 천지(김향기)는 한 가족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천지가 갑작스레 스스로 세상을 등지면서 나머지 가족은 막내 없는 삶에 익숙해지려 애쓰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만지는 우연히 천지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동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중심에 천지와 가장 친했던 화연(김유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지는 아무 말 없이 떠난 동생이 숨기려 했던 비밀을 알아가면서 동생과 화연이 겪은 아픔을 보게 된다.
 
18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 마련된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김희애는 "영화 출연이 21년 만이라는 데 저도 깜짝 놀랐고, 드라마와의 인연이 계속 되다보니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며 "원작을 먼저 읽은 입장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고민하고 겪었을 법한 이 작품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고 우리 아이가 피해자일 수도, 반대일 수도 있는데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고아성은 "시나리오 자체는 무척 좋았지만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입장에서 처음 읽었을 때 자신이 없던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감독님과 배우들을 믿고 참여하게 됐고, 평소 (김)향기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면서 '저 친구랑 언젠가 자매 사이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평소 착하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만 연기하고 그런 역할만 들어오다보니 서운했던 게 사실인데, 우아한 거짓말에서 악역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너무 하고 싶었다"며 "제가 연기한 화연이 악역이기는 하지만 나름의 아픔을 갖고 있어서 나쁘게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향기는 "평소 존경했고 꼭 만나고 싶던 선배들과 극중 가족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떨리기도 했고 무척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제작보고회가 18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배우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이한 감독이 밝게 웃으며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이 영화는 "잘 지내나요?"라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몹시 가까운 사이이기에 오히려 소홀하거나 쑥쓰러워 선뜻 건내지 못하는 말의 가치를 묻는다.

"외롭지 않다" "슬프지 않다" "행복하다"는 말로 진심을 감추거나 상대를 속이는 것이 습관이 돼 정말로 힘들고 외롭고 슬플 때조차 진심을 털어놓는 것이 부자연스러워진 우리의 현주소 말이다.
 
김희애는 "우리는 살면서 우아한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좋게 포장을 하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대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도 하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도 저를 비롯한 배우들이 새벽까지 촬영하고 와 아무렇지 않은 듯 서로를 위해 웃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한 감독은 "원작을 읽었을 때 재밌고 메시지도 좋았지만, 몹시도 특별한 이야기로 다가와 처음에는 거절했었다"며 "이 작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와중에 제 어릴 적 생각을 하게 됐는데, 저처럼 이 이야기가 특별한 일을 다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여겨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마음에 담아뒀던 배우들을 모두 섭외해 운이 좋았고, 전작에서 김윤석 유아인 두 남자와 작업할 때보다 촬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며 "엄마는 일을 해 홀로 생계를 꾸려야 하고 딸들은 학교라는 또 다른 사회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극중 가족의 모습이 현실의 수많은 가족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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