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상의 분쟁도서를 점령하면 필리핀을 지원할 것이라고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이 13일 밝혔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그리너트 총장은 국방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필리핀과의 상호 방위조약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분쟁 시) 물론 미국은 필리핀을 지원할 것이며, 이는 미국이 준수해야 할 조약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지원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너트 총장의 이런 발언은 남중국해상 거의 모든 분쟁도서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온 중국이 유사시 무력으로 도서들을 점령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필리핀 외에도 베트남,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등이 관련된 남중국해상 도서 영유권 문제에 대해 견해를 밝혀오지 않았다.
닷새 일정으로 필리핀을 방문 중인 그리너트 총장은 이어 "국제 규범을 뛰어넘는 공격적 행위는 좋은 질서에 어긋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싶다"면서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이런 방향으로 하는 일부 발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이런 발언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해군이 현재 50여 척 수준인 서태평양 배치 함정 수를 2020년까지 60척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너트는 이와 함께 필리핀 정부가 유엔에 남중국해상 분쟁도서들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기발한 착상"(terrific idea)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중국이 유엔을 통한 해결 노력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필리핀이 현재의 자세를 유지한다면 결실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지난해 12월 필리핀 방문에서 남중국해상에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경고하면서, 1951년 체결된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준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앞서 ABS-CBN방송 등 필리핀 언론은 필리핀 해군 소식통의 말을 빌려 그리너트의 이번 방문이 양국의 군사협력과 상호운용성을 점검하고 나아가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한층 구체화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