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여성 인력을 활용해 경제 성장을 추진한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FT 아시아 에디터 데이비드 필링은 '아베의 '위미노믹스'(womenomics)는 진화가 아니라 혁명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13일(현지시간)자 칼럼에서 일본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여성 고용을 늘리려면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위미노믹스에 대해 여성 인력 활용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용어라고 소개하며 '아베노믹스'의 핵심 개념으로 강조한다.
필링은 이를 위해 우선 기업 문화와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다 해야 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탄력근무제 도입과 고위직 여성 증가, 관리직급 워킹맘 증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일본은 아날로그적 제조업 주도 경제에서 디지털 정보 시대에 경쟁력 있는 산업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런 산업에서는 여성의 기술이 훨씬 중요하므로 여성 고용 증가가 단순한 숫자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링은 그러나 아베가 이런 '혁명'을 할만한 인물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아베의 시각은 좋게 봐줘야 전통적이고 그가 지명한 인물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1950년대도 아니고 1850년대에 어울릴법한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가 법 개정 등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정치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의 요란한 '페미니스트적' 표현들은 공허한 수사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링은 일본의 현황에 대해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줄자 나이 많은 남성 정치 지도자들은 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출산율이 낮으니 아이를 더 많이 낳아야 하고 보육시설이 부족하니 아이를 직접 길러야 하며 고령 인구가 늘어나므로 노인들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경제 성장을 위해 직장에서 일도 해야 한다.
그는 "지금까지 여성들이 이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었던 것은 놀랍지 않다"라며 "유리천장은 강화 콘크리트같이 단단했고 아베가 확립하겠다는 여성친화적 시스템은 종이같이 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