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가 '오키나와 달래기'에 나섰다.
미일 양국이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기지를 현내 헤노코(邊野古) 연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현외 이전'을 요구하는 현지 민심의 벽에 봉착하자 케네디 대사가 나선 것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작년 11월 부임이후 처음 오키나와를 찾은 케네디 대사는 12일 현내 이토만(絲滿)시 마부니(摩文仁)에 있는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전몰자 유골이 안치된 국립 전몰자묘원에 헌화했다.
마부니는 태평양 전쟁 말기에 벌어진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과 일본군이 격전을 벌인 곳이다. 케네디 대사는 헌화 후 양국 전몰자의 이름이 새겨진 '평화의 주춧돌'과 평화기념자료관을 시찰했다.
그는 이어 오키나와현청에서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오키나와 미군기지와 관련한 주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대사는 또 미군기지 현내 이전 대상지인 헤노코가 입지한 나고(名護)시의 이나미네 스스무(稻嶺進) 시장과도 회동했다. 이나미네 시장은 지난달 19일 시장선거에서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 반대를 내걸고 재선됐다.
그러나 현지 여론은 다소 냉랭했다.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 약 200명이 현청 앞에서 이날 오전 항의집회를 열었다. 케네디 대사를 태운 차량이 현청으로 도착하자 '케네디는 돌아가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또 현지 유력 신문인 류큐(琉球) 신보와 오키나와타임스는 케네디 대사가 도착한 11일 조간에 미군기지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일본어 신문임에도 일본어 사설과 함께 영어 사설을 게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