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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빈 "상대 日선수, 알고보니 귀여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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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 논란에 임수정 불편할까 미안..임수정에도 관심커졌으면"

- 쇼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
- 해냈다는 뿌듯함, 또한번 도전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형빈 (개그맨, 격투기선수)

‘왕비호’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개그맨이죠. 윤형빈 씨가 요즘 연일 화제입니다. 개그가 아니라 스포츠선수로 화제입니다. 지난 9일 일본선수 타카야 츠쿠다를 상대로 벌인 종합합격투기 데뷔전에서 KO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인데요. 이날 경기는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을 했는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요. 소치올림픽의 모든 화제를 뒤로하고 내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야말로 대단한 화제였습니다. 워낙 화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개그맨 윤형빈 씨 직접 연결을 해보죠. 윤형빈 씨, 안녕하세요?

◆ 윤형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웃음)

◆ 윤형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여기저기서 축하인사 많이 받으셨죠, 어제 하루 종일?

◆ 윤형빈> 네, 많이 주셨어요~ 경기 마치고 전화기를 봤더니 문자가 천 통 정도 있더라고요.

◇ 김현정> 천 통?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예요?

◆ 윤형빈> 아무래도 저희 색시요. 펑펑 울면서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후련해 하고

◇ 김현정> 색시라 함은 ‘국민요정’ 정경미 씨 말씀하시는 거죠?

◆ 윤형빈> 이제는 뭐. 그냥 ‘국민’.

◇ 김현정> 그냥 국민입니까? 이제? (웃음)

◆ 윤형빈> 국민새댁 (웃음)

◇ 김현정> 저도 경기 그날 봤습니다만 결국은 KO승으로 이겼는데 초반에는 윤형빈 씨도 공격을 꽤 당했어요.

◆ 윤형빈> 네. 짧은 순간이었지만 진짜 정신차려야 된다라는 생각. 다행히 사람이 한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고, 한대 맞으니까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때부터 세컨이 콜 해 주는 멘트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부터. 오히려 초반에 공격당한 게 약이 됐군요. 이내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다가 4분 11초 만에 상대의 얼굴을 향해서 펀치를 뻗었는데 그때 그 정확히 보고 가격을 한 겁니까?

◆ 윤형빈> 그러니까 상대가 들어온 순간을 보고 가격하는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사실. 그래서 연습한 대로가 나온 것 같아요.

개그맨 윤형빈.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연습한 대로.

◆ 윤형빈> 그리고 사실 케이지 싸움에서 제가 해 볼만하다라고 느꼈었는데.

◇ 김현정> 벽에 딱 붙어서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어요.

◆ 윤형빈> 케이지 공방에서 승산이 좀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혹시나 제가 레프트가 맞지 않아도 몸이 밀착되면서 케이지로 붙어 가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 자신 있게 휘둘렀던 게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쳤고 쓰러졌습니다. KO인 거 확인하고 나서 하늘에 대고 아~ 하고 포효하는 장면, 어떤 생각한 거예요? (웃음)

◆ 윤형빈> 뭔가 후련하고 그동안 연습했던 시간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 김현정> 아~ 하고 포효를 할 때는 누구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역시 색시입니까?

◆ 윤형빈> 제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웃음) 내가 해냈다, 하고.

◇ 김현정> 내가 해냈구나,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구나... 끝나고 나서 일본선수하고는 얘기 좀 나누셨어요?

◆ 윤형빈> 네네 인사도 나눴고요. 얘기도 나눴고 너무 멋진 경기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서로 나눴고요. 기념촬영도 하고 아주 귀여운 친구였어요.

◇ 김현정> 귀여운 친구? 아니 그런데 그 타카야 츠쿠다 선수는 TV카메라에 대고는 윤형빈 씨를 자극하는 좀 기분 나쁜 말도 많이 했던데요?

◆ 윤형빈> 이 선수가 종잡을 수 없었던 게요. 카메라에 그렇게 했다가 다시 개최할 때라든지 아니면 등장할 때라든지 이런 때는 또 어딘지 모르게 약간 또 수줍은 면을 보였다가 케이지 위에서는 이 친구가 정말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더라고요. 그랬다가 또 끝나고 나니까 또다시 귀여운 친구로 돌아오고.

◇ 김현정>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고 경기 전에 기선제압 하려고 무례한듯한 발언도 하고 그랬던 모양이네요.

◆ 윤형빈> 원래 이종격투기라는 게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이 있어서 그래서 아마 그런 면에서 그런 도발들을 좀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나저나 어떻게 다른 종목도 아니고 격투기에 도전하시게 된 거예요, 윤형빈 씨?

◆ 윤형빈> 사실 이게 한두 해 만에 결정을 한 건 아니고요. 꽤 오랜 시간 격투기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또 훈련해 왔기 때문에 결정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렇게 내가 시합에 나가봐야겠다, 선수로 뛰어봐야겠다 결심하신 계기는 뭡니까?

◆ 윤형빈> 나이가 더 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미루면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별 고민 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여자 격투기선수죠. 임수정 선수가 일본방송에서 모욕당하는 거 보고서 결심을 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꼭 그것만은 아니에요?

◆ 윤형빈> 네. 그 임수정 선수의 일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를 시작한 것은 맞아요. 그런데 제가 조심스러운 부분은 사실은 꼭 그 사건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제 스스로도 가지고 있던 격투기에 대한 사랑도 컸기도 했고요. 또 사실 임수정 선수가 굉장히 훌륭한 여자 격투기선수고 세계적인 선수거든요. 그런데 자꾸 그 일만 거론이 되니까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심, 내내 미안한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계기로 진짜 임수정 선수 자체에 대한, 그 훌륭한 선수에 대한 관심도 좀 같이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것도 좋은 말씀이네요. 훈련도 이를 악물고 하셨죠?

◆ 윤형빈> 진짜 정말 훈련과정은 제가 역대에 열심히 일한 베스트5 안에 들어갑니다.

◇ 김현정> 일생을 통틀어서 열심히 한 일 다섯 가지 중에 하나예요?

◆ 윤형빈>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요. 그래서 케이지 올라갈 때 별로 두렵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긴장 안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올라갔던 게 준비를 많이 하고 무기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가장 힘들었던 거, 훈련하는 과정 동안 제일 힘들었던 점은 뭔가요?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윤형빈(좌)과 타카야. 사진=로드FC 제공

 

◆ 윤형빈> 계속해서 한계를 뛰어넘어야 되는 스포츠거든요. 체력적인 면으로도 그렇고 케이지 위에서 스파링도 실전처럼 선수들과 치고 받고 하면서 해야 되는 스포츠인데 계속 한계를 조금씩 조금씩 뛰어넘는 과정이 올 때마다 힘들었어요.

◇ 김현정>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되는 과정. 이게 그러니까 장난이 아니었어요. 진짜였어요, 그렇죠?

◆ 윤형빈> 그 표현이 맞네요. 정말 장난 아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간혹 주변에서 개그맨이 하는 거니까 이걸 좀 장난스럽게 쇼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간혹 있었죠?

◆ 윤형빈>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데 사실 화면에 그 모든 게 다 보여지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화면에 조금이라도 보이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길 거라는 생각도 좀 하고 케이지에 올라갔습니다?

◆ 윤형빈>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계속 마인드컨트롤 했어요. 그냥 이긴다 이거였던 것 같아요. 진다는 생각을 손톱만큼이라도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 김현정> 손톱만큼도 하면 안 된다. 윤형빈 씨, 대화 쭉 나눠보니까 길지 않은 대화였지만 진짜 격투기선수 되셨네요?

◆ 윤형빈> 네.

◇ 김현정> 아주 진지합니다, 아주 진지해요.

◆ 윤형빈> 그래도 뭐 하나 해냈다 이런 뿌듯함이 있어요.

◇ 김현정> 뿌듯함. 그러면 또 도전하십니까?

◆ 윤형빈> 지금 일단 운동은 계속 지금처럼 평소 때보다 열심히 할 거고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한 번 해 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습니다.

◇ 김현정>2009년부터 격투기 시작했고 데뷔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격투기란 뭐다’ 이렇게 정의가 됩니까?

◆ 윤형빈> 격투기란 인생의 축소판이다.

◇ 김현정> 인생의 축소판이요?

◆ 윤형빈>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 케이지 위에 올라가는 과정과 케이지 올라가는 순간 안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노력 없이는 결과가 얻어지지 않는 것도 상대와 맞섰을 때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 방법도 다 이 격투기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주 깊어진 느낌이 듭니다, 깊어진 윤형빈 씨. 개그맨 활동도 계속 하시는 거죠?

◆ 윤형빈> 그럼요. 그걸로 먹고 사는데 (웃음) 그걸 더 잘해야죠, 앞으로 더.

◇ 김현정> 그래요. 개그맨으로서의 모습도 격투기로서 선수의 모습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 윤형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경미 씨한테도 좀 잘해 주세요.(웃음)

◆ 윤형빈> 그럼요. 전 정경미 포에버니까요.(웃음)

◇ 김현정> 윤형빈 씨,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윤형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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