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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큰 줄기 놔두고 복리후생 잔가지만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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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공기업 과도한 복지 또 언급...정책시행.투자실패 등 핵심은 빠져

사진=청와대 제공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상의 정상화 기치를 높이든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해 개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공기관 노조가 연대해서 정상화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은 심히 우려되고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공기관 개혁은 박 대통령이 요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이날 발언은 공공기관 노조의 연대 움직임을 콕 찍어 "변화의 길에 저항과 연대, 시위 등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인 '알리오'에 최근 공시된 내용과 관련이 있다. 알리오에 따르면 부채 상위 12개 공기업이 최근 5년간 3천억원이 넘는 복지비를 지출했고, 일부 기관은 고액의 학자금이나 병원치료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중점 관리대상으로 선정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38개 공기업·공공기관 노조가 공공기관의 막대한 부채 원인이 정부에 있다며 정상화 대책 추진을 위한 공공기관별 노사협의와 경영평가를 거부한 것이 박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부른 근본 원인으로 보인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조는 이날도 국회에서 민주당 공공부분민영화저지특위 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38개 중점관리 공공기관의 개혁 이행계획을 제출받았지만 획일적인 지침과 억압으로 만들어진 억지대책이라며 종합적 원인 규명과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에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오는 12일 파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하는 등 대정부투쟁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노조의 예봉을 꺾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 개혁이 임금과 복리후생에 과도하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도 "공공기관의 부채 발생 원인이 단지 기관에만 있지 않다. 과거 무리하게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정책사업과 전시행정을 추진하면서 부채를 떠안게 된 것도 사실이다"라는 얘기도 함께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만 했을 뿐 정책실패의 책임을 누구에게 묻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바로 잡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날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과도한 복리후생비 등의 문제점은 강도높게 얘기했지만 정부정책을 수행하면서 생긴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공공부문 개혁의 핵심은 정부 정책수행이나 부실투자 등으로 인한 부채 증가, 원가 이하의 공공요금 책정, 공무원연금 개혁 등이고, 인건비나 복리후생비도 과도한 부분은 개혁해야겠지만 얼마 안된다"며 "대통령이 너무 협소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대부분이 다 해당 기관에서 해야 하는 것이지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없다"며 "정부도 책임이 있다면서도 책임져야할 부분은 밝히지 않았고 어떻게 책임을 추궁할 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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