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경보 속 동해안에 최고 80㎝ 이상의 폭설이 예보된 가운데 동해안의 기록적인 폭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봄의 문턱인 1월 하순부터 본격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번 내리면 이번 눈처럼 며칠씩 내리는 경우가 많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89년 2월 26일 대관령에는 누적 적설이 보통의 성인 키보다 많은 188.8㎝, 1998년 1월 21일에는 165㎝를 각각 기록했다.
강릉은 1990년 2월 1일 138.1㎝, 1923년 1월 27일 130.2㎝ 등 상상하기 쉽지 않은 적설 기록이 있다.
속초시는 1969년 2월 21일 123.8㎝, 동해시는 2011년 2월 12일 102.9㎝의 눈이 쌓였다.
동해(바다) 건너 울릉도는 지난 1962년 2월1일의 누적 적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무려 287.9㎝를 기록했다.
하루 내린 적설량(최심 신적설)만 보더라도 강릉은 역대 5위 안의 기록이 모두 1월 30일 이후에 나타났다.
77.7㎝의 눈이 내려 하루 신적설량으로는 1911년 강릉지역 기상관측 이후 100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은 2월 11일이었다.
67.9㎝의 눈이 내려 역대 2위였던 1990년은 1월 31일, 67.2㎝와 63.6㎝, 62.6㎝의 눈이 내려 3∼5위를 기록했던 것도 2월 28일(1956년)과 2월 20일(1969년), 1월 30일(1990년)이었다.
눈의 고장 대관령도 하루 최고 92㎝의 눈이 내린 것은 1992년 1월 31일, 90.3㎝의 눈이 내려 2위를 기록했던 것도 1987년 2월 3일이었다.
이와는 달리 철원과 원주 등 영서지역의 최심 신적설값은 대부분 12월에서 1월 중순 사이여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철원과 원주는 역대 5위 가운데 4번이 1월 중순 이전이었다.
봄의 길목인 2월 이후에 동해안에 눈이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북쪽에 고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주기적으로 남쪽으로 기압골과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동풍을 타고 동해안으로 들어온 공기가 높은 산맥에 가로막혀 강제로 상승해, 눈구름이 급격하게 발달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해안 폭설은 적설량도 많지만,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 눈이 다른 때보다 훨씬 무겁다.
이 때문에 각종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데, 2011년 2월 폭설 때는 강릉에서 파프리카 비닐하우스가 붕괴하는 등 동해안 곳곳에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동해안 폭설은 한번 내리면 3일 이상 이어져 누적적설이 엄청나다.
이번 폭설도 6일부터 10일까지 무려 닷새 동안 최고 80㎝ 이상 내릴 것으로 예보한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이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눈 연속 일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1년 3월4일부터 7일간 대관령에는 무려 7일간 눈이 내렸는데, 이때 쌓인 눈이 96.1㎝에 이르렀다.
대관령에는 2003년 2월 21일부터 6일간 89.1㎝, 2003년 3월 6일부터 5일간 61.4㎝의 눈이 각각 내리는 등 5일간 눈이 내린 날이 6번이나 됐다.
이 기간에 이틀 이상 눈이 내린 것도 26번이나 됐다.
강원지방기상청 장근일 예보과장은 "이번 눈은 일본 동쪽에 저기압이 점차 발달하면서 상층 기압계 흐름이 정체돼 강설 시간도 매우 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