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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국회 소속 청소 용역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반대해 이들에 대한 국회의장의 고용전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국회 운영위원회 청소 용역근로자 제도개선 소위원회는 28일 회의를 열어 국회 청소 용역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논의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28일) 오전 11시, 국회 운영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는 국회청소노동자 직접고용에 대해 논의했으나, 새누리당과 국회사무처의 반대로 국회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은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지난 2011년 국회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고 처우개선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약속을 외면한 채 국회 용역노동자의 정규직화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1월초순 국회 청소노동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공공부문 슬림화가 현 정부의 기조이기 때문에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위 위원인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이 문제는 국회의 청소분야에 한정해서 논의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 공공분야 전체의 고용형태 전반에 대한 문제라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어 "공공부문 슬림화는 IMF를 겪고 공공분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채택해 오랜기간 정착되오는 단계"라며 "지금에 와서 근본적 이유나 명분없이 오직 국회청소용역만 직접고용으로 바꾸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청소 용역노동자를 직접고용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자칫 모든 공공분야로 정규직화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장이 워낙 확고하고 국회사무처 역시 새누리당과 같이 청소 용역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있어 청소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논의가 더이상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국회 소속 청소 용역노동자 200여명은 현행대로 비정규직 신분에 머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과 국회사무처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가 속한 용역회사가 바뀌어도 고용을 승계하는 것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국회사무처는 또 2013년 대비 근로자 평균임금 18만원을 증액하고(121만원→139만원)휴게 공간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용역업체의 근로자에 대한 처우 및 근로관계법령 준수 여부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