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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기운을 가득 담은 북설악 황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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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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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설악산 자락을 굽이돌아 미시령을 넘어 가기 직전, 용대리 삼거리에 황토색이 고운 집들이 눈에 띈다.

설악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개울가 맑은 물소리가 조잘대며 흐르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집. 겨울이 더 깊어지면 덕장에 황태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설악의 혜택을 가득 받은 북설악 황토마을은 황토를 재료로 지은 펜션이다. 그렇다고 겉모양만 그럴듯하게 지은 황토집은 아니다. 장작을 때서 구들장을 데우는 전통적인 황토집이다.

건물은 모두 100% 황토를 사용했다. 방마다 바닥에는 인진쑥, 천궁, 송진, 참숯 등으로 마감하는 정성도 잊지 않았다. 이런 정성은 주인이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 요량으로 집을 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수년에 걸쳐 손수 집을 올렸다.

인간은 어머니의 품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생명론의 원리를 간직한 잠자리가 바로 흙집이다. 특히 황토는 몇 끼니의 보양식 보다 훨씬 영양가 높은 보약이다. 황토집은 생활을 하기 위한 주거공간일 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건강을 지켜주는 공간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대부분 도시인들이 살고 있는 콘크리트 벽에서 나오는 유해한 물질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는데, 황토집은 그러한 유해물질이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그런 까닭에 하룻밤이라도 자연 속에서 머물고 싶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황토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느끼는 건 집을 구경하는 재미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뼈대가 되는 기둥은 보기 좋게 다듬어진 직선 재료가 아니다. 이리저리 휘고 중간에는 또 다른 가지가 뻗치고. 자유스런 나무들이 기둥으로 버티고, 그 외 다른 부재들도 생긴 그대로의 목재를 적절하게 이용했다.

얼핏 보면 혼잡하고 부산한 느낌도 들지만 나무의 특성을 살려 있어야 할 곳에 배치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만든 것이 없다. 집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세심하게 닿아 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가장 이색적인 것은 실내에서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다. 가족끼리라면 아궁이 앞에 모여 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저녁 식사시간에 삼겹살을 굽는 화덕으로 이용해도 좋다. 서양의 벽난로 같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실내를 따뜻하게 덥히는 데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구들을 통해 방안에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서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찜질방에 들어 와 있는 효능을 낸다는 점이다. 특히 홍송으로 뼈대를 이루었기 때문에 나무에서 나오는 솔향기와 방바닥에서 배어나는 숯과 쑥 냄새가 머리를 맑게 한다.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여느 찜질방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머무는 것만으로도 찜질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간밤에 장작불을 팬 구들장은 새벽녘까지 은은한 온기를 품고 있어 에너지 절약에도 한 몫 한다.

황토는 입자가 곱고 많은 산소를 함유한 흙이다.

오염물질에 대한 정화능력이 뛰어나고 탈취, 탈지의 성질이 있다. 특히 가열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반 흙과 비슷하나 가열하면 원적외선을 방출해 우리 몸의 체온을 35℃로 유지시키고, 몸속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 촉진으로 피로를 풀어준다.

황토 1g 속에는 약 2억5천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어 다양한 효소들이 복합적으로 순환작용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방출해 생명력, 해독력, 흡수력, 자정력 등이 뛰어나 황토를 살아있는 생명체라 부른다. 참살이의 근간은 편한 잠자리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황토집은 우리 몸에 딱 맞는 잠자리로 수 천년을 이어온 값진 유산이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명의 에너지, 기가 넘쳐흐르는 '살아 숨쉬는 흙이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아파트에 비해 숨을 쉬는 흙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면 누구라도 그 효능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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