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과정에 사망한 시위대가 5명으로 늘어났다고 야권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야권 측 의료진은 이날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무력 충돌해 5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친야 성향 흐로마트케 라디오에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총상을 입은 채로 발견됐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현지 언론 등은 앞서 22세 남성을 비롯해 시위 참가자 3명이 무력충돌 과정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2명 사망만을 확인한 상태다.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야권이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시위는 한때 소강상태였으나, 최근 여당이 집회시위를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다시 격화했다.
야권은 이날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24시간을 시한으로 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비탈리 클리치코 당수와 '바티키프쉬나'(조국당) 아르세니 야체뉵 당수 등 야권 지도자 3명과 3시간가량 만났으나 결국 대화는 결렬됐다.
야권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24시간 안에 조기총선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클리치코 당수는 대통령 면담 이후 키예프 독립광장에 운집한 약 4만명의 시위대에게 "야누코비치가 양보하지 않으면 내일(23일) 공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경찰과 시위대는 정부청사 밀집 지역인 키예프 글루셰프스키 거리 등지에서 각기 최루탄과 화염병을 동원해 격렬히 대치했다. 병력수송용 장갑차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EU 행정기구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로젠 플레비네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인권 침해와 정정불안 등을 들어 오는 5월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대통령 공보실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