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데이비스(연합뉴스)
'제2의 힐러리'로 불리는 미국 정치권의 '깜짝 스타' 웬디 데이비스(50·민주) 텍사스 주지사 후보가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 추락 위기에 처했다.
언론의 검증 과정에서 배신과 불륜 의혹 등 감춰진 과거사가 고구마줄기처럼 쏟아져나오고 있어서다.
10대에 아이를 낳아 홀로 키우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하버드대 법학대학원(로스쿨)을 졸업했다는 '입지전'의 상당 부분이 왜곡되거나 미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댈러스모닝뉴스 등 텍사스주 언론과 CNN에 따르면 데이비스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된 것은 애초 알려진 19세가 아닌 21세였다.
이혼 직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아 생활고를 겪였는지도 의문시된다.
데이비스는 트레일러에서 딸을 키우며 지역 전문대를 다닌 것으로 돼 있지만 이동식 주택에서 불과 몇 달 생활하고 아파트를 장만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비도 두 번째 남편인 제프 데이비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제프는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텍사스크리스천대학 2년과 하버드대 로스쿨 등록금을 댔고, 이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다.
제프는 아내가 학비 부담 없이 보스턴의 하버드대를 다니는 동안 텍사스에서 두 딸을 맡아 키웠고, 엘리트 변호사가 된 아내가 시의원 선거에 나서자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2005년 어느 날. 데이비스는 자신을 오랫동안 뒷바라지한 제프와 결혼생활을 청산했다. 제프는 "내가 학자금 대출금 이자와 원금을 마지막으로 갚은 다음 날 아내가 떠났다"고 말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제프가 이혼 소장에 파경의 원인으로 아내의 간통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이혼 후 아이들은 아빠 손에 길러졌다. 데이비스는 남편에게 두 딸의 양육권을 넘기고 양육비로 월 1천200달러(130만원)를 지급하는데 합의했다.
아이를 맡아 키우키는커녕 양육권도 넘겼기 때문에 데이비스를 싱글맘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의 폭로 내용에 대해 데이비스 측은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우선 싱글맘이 된 나이를 19세로 속였다는 주장에 대해 "이혼 도장을 찍은 나이가 21세이지 남편과 헤어져 홀로 된 나이는 19세가 맞다"고 반박했다.
하버드대를 다니는 동안 두 딸의 양육을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겼다는 주장에 대해선 "1년 간 보스턴에서 두 딸과 함께 살았고, 그다음 해부터는 1주일에 한번 텍사스에 내려갔다"고 해명했으나 궁색한 변명이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데이비스를 '제2의 힐러리', '전 세계 여성의 롤모델'로 떠받들던 여론도 차갑게 식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에는 데이비스를 향해 배신감을 토로하고 비난을 퍼붓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