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올라가고, 더 나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예상치 못한 패배에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는 담담했다. 어깨 부상 복귀 후 첫 그랜드슬램. 일단은 코트에 복귀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기 때문이었다.
세계랭킹 3위 샤라포바는 2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파크 테니스장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8일째 여자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24위 도미니카 시불코바(슬로바키아)에게 1-2(6-3 4-6 1-6)로 졌다. 전날 세계랭킹 1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은 상위랭커의 탈락이었다.
샤라포바는 "코트에 오래 있으면 조금씩 통증이 왔다. 하지만 뛰어야만 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느꼈다. 오늘 다시 힘을 내려했지만 시불코바가 정말 잘 했다"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8월 어깨 부상으로 US오픈에 불참한 뒤 재활에 매진했다. 이달 초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WTA 투어 대회를 통해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2회전에서는 카린 크나프(이탈리아)를 상대로 마지막 3세트를 10-8로 힘겹게 이겼고, 알리제 코르네(프랑스)와 3회전도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승리했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힘이 빠졌고, 16강에서도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너무 힘들었다"면서 "날씨는 또 다른 경쟁자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그랜드슬램에 나섰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샤라포바도 "재활은 성공적이었다. 코트에 돌아왔고, 이제는 건강하다"면서 "운동 선수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패배와 부상이다. 앞으로 더 올라가고,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