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대한빙경기연맹 회장 및 소치올림픽 선수단장.(자료사진=빙상연맹)
2014 소치올림픽 취재기자단 간담회가 열린 20일 서울 롯데호텔. 김재열 소치올림픽 선수단장의 주재 하에 열린 간담회였다.
김 단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설상, 썰매, 컬링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종목에 대한 관심을 부탁해 눈길을 끌었다. 김 단장은 선수단장에 앞서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맡고 있는 빙상 종목보다 다른 종목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당부한 것이다. 빙상연맹 회장이 아닌 올림픽에 나설 선수단 전체를 보듬어야 하는 선수단장인 까닭이다.
빙상 종목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4개 이상이 기대되고 있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와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서울시청), 모태범, 이승훈(이상 대한항공) 등 4년 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건재한 데다 여자 쇼트트랙도 차세대 에이스 심석희(세화여고)를 앞세워 금메달 1개 이상을 노리고 있다.
그 외의 종목에서는 사상 첫 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컬링에서 동메달 1개가 목표다. 메달 가능성이 낮은 만큼 취재진의 관심도 빙상 외에는 그동안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김 단장은 최근 스켈레톤에서 급성장한 모습을 보인 윤성빈(한국체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입문한 지 2년도 안 됐지만 벌써 세계 10위 권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경기를 가장 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어렵지만 평창올림픽이 잘 되기 위해서는 모든 종목을 잘 해야 하니 설상 종목에 더 관심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간담회 중 취재진에게 오히려 잇따라 질문을 던질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빙상연맹 행정 관련 잇딴 지적
하지만 기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빙상연맹의 행정 난맥상에 대한 발언들이었다.
김 단장은 최근 불거진 성추행 의혹 코치에 대한 빙상연맹의 대처와 관련해 "무엇보다 집안 단속을 잘 해야 하고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라는 모 기자의 지적에 "정곡을 찔렸다"고 웃으면서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빙상연맹은 최근 성추행 의혹이 있는 지도자를 대표팀에 발탁했다가 논란이 일자 퇴출한 바 있다. 이어 김단장은 연맹과 대한체육회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언급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위이기도 한 김 단장은 이번 올림픽에 이 위원의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이에 김 단장은 잠시 생각한 뒤 "알아보고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거동이 다소 불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재계에서는 소치올림픽은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유력한 차기 IOC위원 후보로 꼽히는 김재열 선수단장. 일단 이번 소치올림픽은 김 단장의 역량과 가능성이 검증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