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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흑인 10대들 '차별 반대 플래시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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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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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씩 모여 쇼핑몰서 기습시위…절도 등 문제

 

2014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를 앞둔 브라질에서 흑인과 빈곤층 청소년들이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항의하며 진행하는 '쇼핑몰 플래시몹'이 유행,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브라질 청소년들은 지난달부터 주요 대도시의 쇼핑몰에서 퍼포먼스 형태의 기습시위인 플래시몹을 잇따라 열고 있다.

친구들과 놀러 나간다는 뜻을 지닌 속어 '홀레지뉴'(rolezinho)로 불리는 이 플래시몹은 지난달 7일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상파울루 월드컵 경기장 인근 쇼핑센터에서 6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처음 진행됐다.

플래시몹은 이후 상파울루에서만 5차례 이상 더 열렸고 리우데자네이루, 캄피나스 등 주요 도시로도 번지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간을 정한 뒤 약속된 쇼핑몰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참가자들은 주로 빈곤층 거주지역에 사는 흑인 10대들로, 플래시몹의 목적도 흑인과 빈곤층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최근 열린 플래시몹에서 청소년들은 "월드컵 개최국에서 인종차별주의 쇼핑몰들이 흑인과 가난한 이의 입장을 막고 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기도 했다.

이런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되지만 일부에서 혼란을 틈타 절도 등이 일어나면서 강경 대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쇼핑몰들은 플래시몹이 쇼핑객들에게 위협이 된다면서 사설 경비원 수를 늘리고 참가자로 의심되는 이의 입장을 막을 수 있도록 법원 허가를 요청하는 등 경계수위를 높였다.

또 지난 11일 열린 플래시몹에서는 경찰이 참가자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사용하고 청소년에게 경찰봉을 휘두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당국과 쇼핑몰의 이런 대응은 청소년층의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또 다른 대규모 플래시몹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플래시몹이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14일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홀레지뉴 문제를 논의했다.

상파울루 주지사는 플래시몹이 기물파손이나 폭력으로 이어질 경우에만 경찰이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역 관리들도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여가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달래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런 행위가 흑백 차별과 소득 격차 등 브라질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남아있는 인종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브라질 인구 2억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계 흑인 혈통이다. 브라질의 흑인 인구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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