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료사진)
제주도에 박물관이 유행처럼 생겨나고 있으나 과연 이렇게 많은 박물관이 필요한 것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제주도에서 박물관은 최근 수년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100개 이상에 달한다.
섹스 박물관 3곳, 초콜릿 박물관 2곳, 테디베어 박물관 3곳에 '트릭아트' 박물관은 7곳에 달하는 등 테마가 겹치는 박물관이 줄줄이 이어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대표들간에 비방전이 난무한다.
'우리것을 갖다가 베꼈다', '내용물이 빈약하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여행사와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서로 주장한다.
WSJ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제주도가 무비자 방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손쉽고 값싼 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제주도의 박물관 건립에 금융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주도 박물관업계의 한 관계자는 "너도나도 박물관을 개관하는 이유의 하나는 아주 저렴한 금리로 대출받을수 있기 때문"이라며 "순수한 의미의 진짜 박물관은 7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관광명소'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금을 덜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제주도의 섹스 박물관과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테디베어 박물관, 그리스신화 박물관 등을 소개했다.
그리스신화 박물관의 전선권(59) 대표는 "지난해 손님이 두배로 늘었다"면서 "자극적인 테마로 품격이 떨어지는 박물관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