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슈퍼 소니코'의 장면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와중, 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암시 장면으로 우익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 일본 애니메이션 '슈퍼 소니코' 1화를 본 한 시청자는 블로거에 캡처 사진을 올려 교묘히 숨어 있는 우익 부분을 지적했다.
사진을 보면 식당 안에는 야구 선수들이 가득하고, 소니코는 서빙 중이다. 그런데 한 테이블에 앉은 중년 선수들의 유니폼 뒷면을 보면 '도미'(TOMI), '야스'(YASU), '쿠니'(KUNI)'라는 이름이 보인다.
특히 '야스'와 '쿠니' 유니폼을 입은 등장인물들은 서로 나란히 앉아 '야스쿠니' 신사의 이름을 연상시킨다.
이 시청자는 유니폼의 이름과 등번호 숫자를 순서대로 연결하면 "도미(TOMI)1(いち·이치), 야스쿠니(YASUKUNI )2(に·니) 3(參·산)"라는 문장이 성립된다고 해석했다.
즉, 숫자의 발음에 따라 "도미이치, 야스쿠니에 참배해라"라는 뜻이 된다는 것.
글에 따르면 여기에서 도미이치는 일본의 18대 내각총리인 '무라야마 도미이치'를 뜻한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명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지난 1995년 일본이 일으킨 전쟁과 식민지 정책에 대해 피해국가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2번과 3번 유니폼만 따로 해석하면 "야스쿠니에 참배해라" 혹은 "야스쿠니에 참배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일본어로 니(に)는 장소 뒤에 붙이는 '~에'라는 조사이며, 산(參)은 '~에 참배해라', '~에 참배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음 장면에서도 이런 암시는 계속된다.
시청자는 1번 할아버지와 4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동일선상에 배치하면 발음에 따라 "도미(TOMI)1(いち·이치), 4(死·시)"라는 문장이 성립된다고 보았다.
이 문장은 "도미이치, 죽어라"라는 극단적인 뜻을 가지게 된다.
이 시청자는 "해당 장면에서 다른 선수들은 젊은데 1·2·3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나이 많은 사람" 이라면서 "이 사람들이 한마음이 돼 즐겁게 맥주를 마시고 있고, 유니폼 또한 동일하기 때문에 단일 공동체의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긍정적 해석의 여지를 남겨 두기도 했다.
과거사에 대한 이념대립을 떠나 누구나 '슈퍼 소니코'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즐겼으면 하는 제작진의 의도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시청자는 마지막으로 무라야마 전 총리가 역대 총리 중에서 과거 일본의 식민지 전쟁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점을 알리며 "(그런) 무라야마 전 총리를 저격하는 내용을 제작진 측에서 말장난 식으로 표현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긍정적인 부분을 의도했을 수도 있지만 굳이 이런 장면을 넣을 필요가 있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일침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은 항상 우익 논란이 있는 거 같다. 마음 놓고 볼 수가 없다", "정말 교묘하게 잘 숨겨놨네. 매의 눈으로 찾아낸 네티즌들 아니면 모르고 넘어가는 거잖아?", "이제 전범기 아니고 저런 방식으로도 우익짓을 하는구나. 안 그래도 아베 총리 때문에 반감 심한데 왜 저러는 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남겨 해당 애니메이션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