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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부모님과 딱 보기 좋은 '수상한 그녀'…심은경은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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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 나문희 주연, 22일 개봉

수상한 그녀 보도스틸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은 앞서 올해 21살인 심은경에 대해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이미 완성된 배우"라고 추켜세웠다.

두 감독의 칭찬은 과찬이 아니었다. 심은경은 70대 오말순의 영혼을 입은 20대 오두리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내며 영화를 쥐락펴락했다.

수상한 그녀는 칠순의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이 몸만 스무 살인 꽃 처녀 시절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휴먼코믹드라마.

어려운 시절 자식을 위해 온몸을 던지며 희생을 했던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잠시나마 잃어버린 청춘을 돌려줌으로써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싶은 자식의 마음이 녹아있는 영화다.

70대 오말순인 나문희가 어느 날 우연히 영정사진을 찍다 스무살 처녀의 몸을 갖기 직전까지 영화는 다소 활기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나문희 특유의 말투를 소화해낸 심은경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극중 심은경은 젊음을 얻은 뒤 오두리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멋을 내나 말투와 행동은 여전히 70대 욕쟁이 할머니다. 오두리의 수상한(?)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경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자신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오두리가 할머니 패션 그대로버스에 앉아있자 "클럽에 가냐, 드레스코드가 뭐냐"고 캐묻는 장난스런 청춘을 만나는 장면이 그렇다.

알고보면 손자인 반지하밴드의 리더반지하(진영)에게 "방송국 PD와 진짜 사귀냐, 잤냐"는 질투어린 질문을 받고 할머니다운 답변을 내놓으며 폭소를 자아내는 순간도 있다.

오두리는 과거 가수가 꿈이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재능을 펼칠 기회가 없었던 오두리는 다시 젊어지면서 노래솜씨를 뽐낼 기회를 얻는다.

반지하밴드의 보컬로 영입된 오두리는 '빗물' '나성에 가면' '하얀나비'등 요즘 음악처럼 편곡된 추억의 가요를 열창하며 복고감성을 자극한다. 이 대목에서 엠넷 등을 거느린 미디어그룹 CJ E&M의 콘텐츠 활용법이 눈에 띄기도 한다.

차태현 박보영이 주연했던 '과속스캔들'도 떠오른다. 가족을 내세운 따뜻한 웃음의 휴먼드라마라는 점에서 이 히트작의 흥행공식을 차용한 면이 없지 않다. 극중 주인공이 노래를 하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다행히 심은경의 매력은 박보영과 또 다르다. 심은경은 청순하면서도 발칙할 수 있는 요즘 여자들과 다른 치명적(?) 매력으로 그녀만의 사랑스러움을 발산한다.

극중 어떤 연령대의 배우와 부딪혀도 자연스런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다. 그중 오말순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박씨' 박인환과 호흡이 발군이다. 70대 남자 배우와 진짜 친구처럼 보이는 20대 여배우를 찾기가 어디 말처럼 쉬우랴.

수상한 그녀 보도스틸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 시대 어머니께 바치는 영화로서 극후반 심은경의 감정연기는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노인의 일상은 우리의 삶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한다.

황 감독은 "실제로 어머니와 할머니 두분 모두 주인공 오말순처럼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홀로 자식을 키웠다"며 "지금도 어머니 할머니와 셋이 살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극중 모든 에피소드가 제게는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설 연휴를 1주일 앞두고 개봉하는 수상한 그녀는 부모를 모시고 함께 보기에 딱 좋은 영화다. 감동과 웃음이 버무러진 부담없는 코미디에 남녀노소가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르신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녹록치않은 삶을 살아온 지난 세월을 이해받는 기분에 마음의 위안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후들리냐"는 유행어의 탄생도 기대된다. 핫한 스타가 마지막에 특별 출연해 기분 좋은 웃음도 선사한다. 124분 상영,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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