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 파업이 24일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과 용역업체 사이에 맺은 용역계약서에 불법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다분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 앉지도 마, 대화하지도 마…인권침해 용역계약서CBS노컷뉴스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단독으로 확보한 '미화관리 도급 계약서'는 지난해 2월 중앙대와 용역업체인 티엔에스 사이에 체결된 문서다.
중앙대 캠퍼스 내·외부 22만㎡에 대한 미화관리 업무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이 계약서에는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담긴 독소조항이 발견된다.
계약서에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작업 도중 잡담이나 콧노래를 삼가며 휴식시 사무실 의자 및 쇼파 등에 앉아 쉬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또 '작업시간 중 교내에서 외부인사와 면담을 일절 삼가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학교와 용역업체 사이의 계약으로 청소노동자들은 의자에는 앉지도 못하고 말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
◈ 초과수당 안 주고 최저임금 못 미치는 야간수당 지급 규정불법적인 요소도 발견됐다. 일단 계약서를 통해 법정 근로 시간을 넘겨 근무하도록 규정했지만 초과 수당을 지난해 7월 말까지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다.
계약서에는 청소노동자의 학기중 휴게시간을 빼고 주당 근무시간을 평일 40시간에 격주로 토요일 3시간 근무를 규정하면서 법정 근로 시간을 준수한다고 돼 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자료사진)
결국 한 달에 2번은 43시간을 근무하며 근로기준법에 규정돼 있는 법정 근로 시간인 주당 40시간을 3시간 초과해 일을 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원칙적으로라면 이 3시간에 대해 1.5배에 해당하는 초과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업체 측은 그동안 지급을 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오후 10시가 넘어 근무할 때 지급하는 특근비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게 지급하도록 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도록 못박아놨다.
계약서 상에는 평일 야간 근무(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에 경우 5만 5000원을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고, 따로 휴식시간은 명시돼 있지 않다.
근로기준법상에는 야간근무를 할 경우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합해 시급의 2배를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중앙대 청소노동자는 야간에 6시간 근무를 할 경우 12시간 근무를 하는 것과 같은 수당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때 지급하는 5만 5000원을 12시간으로 나눌 경우 금액은 4583원이다. 결국 지난해 최저임금 4860원보다 낮은 금액을 지급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규정이다.
법률사무소 새날의 권동희 노무사는 "학교가 인건비를 계산하면서 내역을 알았을 텐데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상 불법 사항을 알면서도 방조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