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얼굴이 제일 작나요?' 김연아(가운데)가 5일 피겨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2위 박소연(왼쪽), 3위 김해진 등 후배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고양=임종률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압도적 우승으로 마무리된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여자 싱글. 김연아는 227.86점으로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시상식 뒤 김연아를 비롯해 2위 박소연(신목고), 3위 김해진(이상 17, 과천고)이 나란히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3명이 나선 만큼 회견 장소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됐다.
가운데 자리는 김연아가 앉고 양쪽에 박소연, 김해진이 자리했다. 함께 훈련을 해왔던 선후배인 데다 같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소속인 만큼 격의가 없었다.
다만 좌석의 앞뒤 배치에 이들은 꽤 신경을 썼다. 박소연, 김해진이 될 수 있으면 김연아보다 더 뒤에 의자를 두려고 했다. TV 화면과 사진에 얼굴과 머리가 가능한 한 더 작게 나오려는 의도였다. 일단 김연아는 자신이 우승한 만큼 "그래야 얼굴이 작게 나온다"면서 웃는 후배들보다 약간 앞에 앉았다.
피겨 요정들의 이른바 '소두'(小頭) 경쟁은 회견 뒤에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인터뷰를 마치고 소치올림픽에 출전할 3명 선수가 기념 촬영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는 언니에게 양보해야지?' 김연아가 박소연, 김해진 등 후배들과 기념 촬영에 앞서 뒤쪽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고양=임종률 기자)
이때만큼은 김연아도 양보가 없었다. 뒤쪽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박소연, 김해진 두 후배들과 자못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다. 결국 소두 경쟁은 파안대소 속에 사이좋게 끝났다.
김연아는 회견에서 "후배들이 성적에 대한 부담감 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올림픽을 치렀으면 좋겠다"며 선배로서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박소연, 김해진 역시 "김연아 언니와 함께 출전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화답했다.
오는 2월 소치올림픽에서도 한국 여자 피겨를 이끄는 3명 선후배들이 시상대에서 이런 경쟁을 펼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