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초등학생 4학년 아들을 둔 주부 송민정씨(38)는 요즘 고민거리 하나가 생겼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들에게 포경수술을 ''시켜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그 고민이다. 주변에선 "어릴 적에 해줘야 하는데 왜 지금까지 미뤘느냐"고 타박하고, 남편은 "왜 아무 이상 없는 아이에게 수술을 시키느냐"며 만류한다.
이처럼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의 포경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포경수술의 정확한 의미는 귀두를 덮고 있는 얇은 귀두포피를 적당하게 절개해서 귀두를 항상 드러나게 해 그곳을 덮고 있는 피부의 주름사이에서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비뇨기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시술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의사들이 포경수술 무용론을 펼치면서 영·유아나 청소년을 둔 가정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비뇨기과 전문의 205명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아포경수술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4.5%의 의사가 반대했지만, 어린이·성인에 대한 포경수술은 98.8%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조사결과만 보면 비뇨기과 의사들은 대체로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영아에 대한 포경수술은 우선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영아에 대한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의사들은 그 이유로 통증(43%)과 불충분한 수술결과(30%), 의학적 검증 불충분(22%), 포피(귀두를 덮는 겉피부)의 귀두 보호 작용(5%) 등을 들었다.
비뇨기과 의사들 필요성은 인정, 영아때 수술은 고려해봐야이에 비해 어린이·성인의 포경수술에 찬성한 대다수 의사들은 개인의 위생 및 질병예방(91%)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수입증대(7%), 조루예방·성감증대(2%)를 꼽았다.
의사들의 76.6%는 포경수술의 적당한 시기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사춘기 전까지''를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일부 의사들이 주장하는 포경수술 무용론은 대개 귀두의 위생상태가 청결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어 현실성이 없다"면서 "영아 포경수술은 가급적 지양해야겠지만 성장 후 귀두포피가 좁아 젖혀지지 않거나 소변볼 때 지장이 있다면 꼭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