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결산하는 예능인들의 축제, 2013 MBC방송연예대상이 29일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마무리됐다. 올해 대상은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수상했지만 가히 예능인들의 축제라 할만큼 모든 예능인들에게 고루고루 상이 돌아갔다. 방송연예대상을 빛낸 예능인들의 재치넘치는 어록을 살펴봤다.
○…전현무 씨, 심이영 씨랑 어떻게 된거냐?‘아나테이너’의 선두주자 김성주와 전현무가 엎치락뒤치락 입담대결을 펼쳤다. 선방은 전현무가 먼저 날렸다. 그는 김성주를 향해 “(우리가)양사 배신의 아이콘이다”라며 “김성주랑 같이 방송하는 게 제일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각각 MBC와 KBS 아나운서 출신 ‘아나테이너’임을 강조한 것. 이에 김성주는 전현무를 향해 “추신수 선수를 닮은 것 같다”라고 말하자 전현무는 이에 질세라 “계약을 잘해 기쁘다. 우리도 앞으로 (계약을)잘해보자”라고 받아쳤다. 전현무는 살상가상 “내 목표는 '나 혼자 산다' 졸업하고, '우결' 찍고 '아빠 어디가'로 가는 거다"라며, "MBC에 인생을 맞추려 한다”라고 야심을 드러냈다. 전현무의 인생계획에 말문을 잃은 김성주는 “난 거꾸로 돌아갈 수가 없다”면서, 갑자기 “결혼해야죠? 심이영 씨랑 어떻게 된 거냐”라고 기습 펀치를 날렸다. 전현무와 함께 MBC에브리원 ‘오늘부터 엄마아빠’에서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키스신을 찍는 등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던 심이영이 최근 배우 최원영과 열애설을 공개한 것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던 것. 이에 전현무는 “발표하자. 혈압이 확 오른다”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여 두사람의 입담대결은 김성주의 승리로 돌아갔다.
○…성동일 “아이들 등 떠밀어 돈 버는 것 같아 미안”이날 ‘아빠! 어디가’로 대상과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성동일이 까칠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최우수상 수상 후 “아이들에게 고맙다. 어린 아이들 등 떠밀어 돈 버는 것 같아 미안하다. 아이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예능인이 아닌 연기자로서, 자녀와 함께 프로그램에 나와 상을 받는 소회를 표출한 것. 성동일은 또 대상 후보를 점쳐보는 객석토크시간에 “큰 대가없이 3시간 이상 앉아 있어본 적이 없다. 자신있게 왔다. 아이들 장사가 그렇게 망한 적이 없다. 아이들 장사는 항상 흥한다고 믿고 있다”라며 대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맹승지 “신인상 못 받을 줄 알았는데...오지 말라 그런 엄마, 아빠 미안”
올해 MBC 코미디에 혜성처럼 등장한 맹승지는 신인상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신인상 못 받을 줄 알고 엄마, 아빠 오지 말라 그랬는데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어 “공채 개그맨으로 뽑아준 김명진 감독님, 김정욱 국장님 감사드린다. ‘무한도전’ 선배님들도 감사드린다”라며 “김명진 감독님, (내가)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해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다. 맹승지는 마지막으로 “‘섹션TV연예통신’ 김영진 감독님께서 김남호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라고 했다”라는 폭로성 발언으로 긴 수상소감을 끝냈다.
○…김구라, “쉬어보니 시상식 얼마나 감사한지 알겠다”MC부문 인기상을 수상한 김구라가 셀프디스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는 “(데뷔) 초기에는 시상식에 참석하는 게 좋았는데 몇 년간 상을 받으면서 나태해지기도 했었다”라며 “그런데 작년에 쉬다가 다시 여기에 올라오니 시상식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명시절 인터넷 방송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막말을 한 게 지난해 밝혀지면서 6개월 가량 방송에서 하차했던 심경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 그는 또 “내가 ‘세바퀴’에 복귀할 수 있었던데는 박명수 씨의 공이 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김구라 하차 뒤 ‘세바퀴’의 MC를 맡았으나 스케줄 문제 등으로 하차했다.
○…김용건 “예능 첫 수상, 하정우 상 10개보다 좋아”‘나 혼자 산다’를 통해 중년싱글의 우아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 김용건이 뒤늦은 예능 데뷔로 신바람 난 모습을 보였아. 이날 예능늦둥이상을 받은 김용건은 “(아들)하정우는 워낙 상을 많이 받았다. 오늘 이 상은 하정우의 상 10개보다 더 값진 상”이라며 벅찬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우정상까지 2관왕을 거머쥔 김용건은 “1969년 정동 시절 MBC에 처음왔는데 (예능)상은 처음 받아본다. 드라마가 아니지만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앞으로 예능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용건의 노익장에 후배 연예인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함께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