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포스터 (CJ E&M 제공)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21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8일 방송된 마지막 회 '90년대에게'에서는 나정의 남편 김재준이 쓰레기(정우 분)로 밝혀졌다. 또 신촌 하숙은 문을 닫았으며 나정의 마지막 남편 후보였던 칠봉이(유연석 분), 해태 손호준(손호준 분), 빙그레 김동준(바로 분), 삼천포 김성균(김성균 분), 조윤진(도희 분)도 각자의 삶을 찾아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지난 10월 18일 첫 방송된 '응답하라 1994'는 두 달 간 많은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다. 또 마지막까지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찾기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요물' 같은 이 드라마, 성공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응답하라 1994'의 흥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짚어봤다.
'응답하라 1994' 방송 캡처
#. 개성파 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력
'응답하라 1994'의 출연진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이렇다 할 톱스타는 없었다. 제작진은 인지도 높은 톱배우보다는 연기력을 갖추고,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개성 짙은 배우들을 섭외했다.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모두 주연급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손호준, 바로, 도희도 낯설었다.
우려와 달리 이들의 연기는 합격점이었다. 특히 대표작이라고 꼽을 작품이 없었던 고아라는 이번 작품에서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를 선보여 눈도장을 받았으며 정우와 유연석은 금, 토요일 밤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각각 쓰레기와 칠봉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각종 영화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김성균도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냈으며 아이돌그룹 멤버인 바로와 도희도 호연을 펼쳤다. 전작에 이어 성동일, 이일화는 부부로 다시금 호흡을 맞추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응답하라 1994'에 나온 소품 게임기 슈퍼패미콤 (CJ E&M 제공)
#. 추억을 부르는 소재와 이야기
'응답하라 1994'는 1994년부터 2002년 약 8년간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대학교 94학번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 만큼 드라마에서는 삐삐, 공중전화, 씨티폰, 슈퍼패미콤, 아날로그 라디오, PC통신 등 향수를 부르는 소품과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응답하라 1994'는 중·장년층에게는 공감을, 청소년들에게 촌스러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제 불혹을 바라보는 대학 94학번에게는 스무 살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응답하라 1994'는 10대부터 50대를 아우르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시청률 고공행진 기록을 이어나갔다.
네티즌이 발견한 복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나정 남편을 암시하는 복선나정의 남편이 누구인지 암시하는 복선을 찾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였다. 나정의 방 안에 있는 세 개의 인형은 나정-쓰레기-칠봉이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복선이었다. 나정, 쓰레기, 칠봉이 세 사람은 각각 물개, 고릴라, 개로 표현됐다.
나정과 쓰레기의 사이가 달달할 때 물개와 고릴라는 항상 붙어있었으며 고릴라가 물개를 안고 있는 모습은 2002년 결혼식 당시 나정이 쓰레기에게 안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 회에서 나정과 쓰레기가 재회하자 물개 인형은 고릴라 인형 품에 안겨 있었다.
앞서 방송된 19회에서도 쓰레기 옆 수건에 '인연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인연일 가능성을 높였다. 쓰레기는 실제로 나정의 평생 인연임이 밝혀졌다. 이 외에도 성동일의 어긋난 예언, 빨간 장갑 등 많은 복선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를 '나정 남편 찾기'에 몰두하게 했다.
'응답하라 1994'는 1994년을 배경으로, 지방 사람들의 눈물겨운 상경기와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의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로 전작 '응답하라 1997'을 연출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응답하라 1994'는 신드롬급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전작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추억의 소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바로, 도희, 성동일, 이일화 등의 주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명실공히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