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의 '적군묘지'에 안장된 중국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9일 "한중 양국은 최근 수차례 중국군 유해송환 실무협의 끝에 이달 초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면서 "현재까지 발굴된 중국군 유해와 관련 유품을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중국 측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늘 적군묘지에서 개토제를 시작으로 중국군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면서 "발굴된 유해를 씻고 건조하는 데 2~3개월이 걸린다. 유해와 유품, 감식기록지를 묶어 입관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군묘지에는 6·25전쟁 때 숨진 중국군 유해 425구가 묻혀 있다.
유품은 인장, 만년필, 배지, 지갑, 군장류 등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개인별로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 송환과 관련한 모든 준비 작업은 우리 측이 지원하고 중국으로의 송환 작업은 중국 측 책임 아래 추진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계획된 일정에 따라 우호적으로 차질 없이 유해를 송환하기로 했다"면서 "중국군 유해 송환 합의로 양국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적군묘지에 안장된 중국군 유해 송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제안한 이후 양국 국방부 차원에서 각각 실무단을 구성해 논의해왔다.
당시 박 대통령은 베이징(北京)의 칭화대(淸華大) 연설 직전 칭화대 출신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와 10분간 환담하면서 중국군 유해 송환을 제안했다.
정부는 6·25 전쟁 이후 전국에 산재한 적군묘를 모아 1996년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5㎞ 떨어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에 5천204㎡(1천577평) 규모로 적군묘지를 조성했다. 이는 제네바협약 정신에 따른 것이다.
제네바 협정 추가 의정서 34조는 교전 중 사망한 적군 유해를 존중하고 묘지도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은 지난 1981년부터 1989년까지 판문점을 통해 중국군 유해 42구를 인수해 중국 측에 인계했으나 1997년 추가 1구 송환을 끝으로 북한을 거친 중국군 유해 인도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