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왼쪽)과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데니스 로드먼. (연합뉴스)
19일 방북길에 오르는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의 행보에 워싱턴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성택 처형 이후 처음으로 북한 땅에 발을 딛는 외부 인사인 만큼 김정은 정권의 대외 행보를 평가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대외관계가 어떤 모양새를 갖춰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로드먼 방북 자체가 외교적 의미를 갖기는 어렵지만 그의 방북을 통해 드러나는 김정은의 행동양식과 대외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로드먼 방북의 의미를 "개인적 차원이며 정부와 계약한 바 없다"(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고 평가절하하면서도 그의 방북활동을 통해 드러나는 북한 동향을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미 양국은 17일 전략대화에서 김정은 정권의 대외관계 행보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자세하면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도식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방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앞선 두차례의 방북 때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는 '로우키'(low-key)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로드먼을 대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에 김정은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지난 2월과 9월 평양 방문 때 두차례 모두 김정은을 만나 농구경기를 관람하며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