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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내정자 앞에 남겨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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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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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임회장 후보로 16일 선정된 황창규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주주총회 과정 등에서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3년간 KT호를 이끄는 선장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KT 새 선장의 두 어깨는 가볍지 않다. KT호를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기때문이다.

황 신임회장 후보는 취임하자마자 이석채 전 KT 회장의 사퇴 이후 침체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진입 이후 떨어진 경쟁력을 회복하고 탈통신·해외사업 등 신규 시장 창출에 역량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 조직 재정비·낙하산 근절이 첫 과제

KT 안팎의 주요 인사들은 신임 회장의 첫 과제로 조직 재정비와 낙하산 근절 의지 표명을 꼽았다.

이석채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도중 '불명예 퇴진'을 한 탓에 조직 내 분위기가 다소 침체했기 때문이다. KT로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임원들이 차례로 물갈이될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특히 이 전 회장 자신은 물론이고 그의 재임 중에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 30여명까지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직 쇄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10월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연합군이 KT를 장악하고 있다"면서 이 전 회장을 포함해 '낙하산 36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KT 내부에서는 기업 쇄신의 의지를 명확히 하고자 일단 임원 수를 줄이거나 급여를 삭감하는 등 경영진이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를 재정비할 수 있고 사내 구성원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쇄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전 회장도 사의 표명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임원 수를 20%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LTE 등 통신 경쟁력 회복

부진한 경영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황 회장 후보가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KT는 3세대(3G)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에 이어 2위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나 이동통신 시장 판도가 4세대(4G) LTE로 넘어가면서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U+)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2세대(2G) 서비스 종료가 늦어지면서 LTE 시장 진입이 늦었던 것과 LGU+가 마케팅 등으로 LTE 시장을 선점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실적에서도 KT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어들었다.

KT의 실적 악화는 이동통신(무선) 가입자 감소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감소가 겹친 것으로 당장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할 상황이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3분기 중에 11만4천명 줄었으며, ARPU도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침체하고 있는 유선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유선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야 이동통신 경쟁력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기가인터넷 상용화가 유선 시장의 현안으로 남아 있다.

◈ 탈통신·해외사업 확충

이 전 회장이 불명예 퇴진했다고 해서 'ABL(Anything But Lee, 애니싱벗리)' 식으로 전임자가 쌓은 모든 것을 무너뜨려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들이 새 사업영역으로 손꼽는 '탈통신' 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은 이어받아야 한다는 것이 KT 안팎의 중론이다.

신용카드사와 연계한 결제 서비스나 새 수익원인 IPTV 등 탈통신 사업은 통신 시장 포화 상황에서 KT가 피해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황 회장 후보는 취임 이후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최근 정보통신 노하우를 수출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르완다 등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했다. KT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통신 시장 발전이 늦은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황 회장 후보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 출신으로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기는 하지만 통신분야에 관해서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경영의 노하우를 살려 침체된 KT를 살려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통신 분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는 황 회장 후보가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황 회장 후보가 삼성전자 내에서도 경영보다는 기술·개발 쪽에 더 많은 경력을 쌓은 점도 향후 KT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⅔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출신이 KT 회장이 되면 특정 제조사에 KT가 종속되는 셈이 아니냐는 우려도 KT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도 황 회장 후보의 숙제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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