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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꿈' 보험왕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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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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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매년 최고 실적을 올린 보험 설계사에게 '보험왕'이란 타이틀을 준다.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왕을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부를 정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점검을 통해 보험왕의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왕이 되려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방증이다.

현재 국내 보험설계사는 40여만명이다. 보험사에 소속된 설계사가 24만여명,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16만여명이다. 우리나라 10가구당 1곳은 보험설계사 관련 일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따고 영업 일선에 나서 성공하는 경우는 흔치않다.

1억원 이상 고액 연봉 보험설계사는 1만여명 남짓이다. 이들 중에서도 보험왕에 오르는 사람은 회사당 1명이니 전체적으로 40여명에 불과하다.

보험왕의 평균 연령은 50대 초반이며 90% 이상이 여성이다. 대부분의 보험왕이 2회 연속으로 '보험왕 타이틀'을 받고 있으며 매출은 평균 70억~100억원이다.

일단 보험왕이 되면 해당 보험사에서 사무실과 최고급 자동차, 기사 등을 제공하며 각종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한 해 수입은 대략 1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295만원이었다.

보험왕이 되면 각종 매체와 강연에 초청을 받아 유명세를 탈 수 있으며 책까지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한다. 영업 측면에서도 '보험사 보험왕'은 일종의 신뢰 인증서로 인정받아 더욱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왕이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만 50여개가 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보험사에서는 명예 전무나 상무로 임명해 초특급 대우을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왕의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100억여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려면 기본적으로 혼자서는 할 수 없어서 보험왕 자신이 자비로 법무사나 세무사 등 직원들을 고용해 운용하고 의사, 기업체 사장 등 부유층 고객 관리를 위해 골프, 리조트 접대 등을 수시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왕은 많은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성실하게 활동하는 보험왕도 많지만 실적에 대한 압박이 크기 때문에 무리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고객이 거액의 보험계약을 하겠다면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면 거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거액의 보험을 유치하고자 보험사에서 받은 수수료 일부를 가입자에게 주는 게 고액 연봉 보험설계사들에게는 관행처럼 돼 있다.

일부에서는 몇 달치 보험료를 대신 내주기도 하고 고액 보험을 들어준 대가로 고객에게 해외 여행 혜택을 주기도 한다.

한 고액 연봉 보험설계사는 "고객 중에는 억대의 보험을 들 테니 이에 걸맞은 대가를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보험설계사한테 가버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보험왕 경우도 유사하다.

A씨는 모 인쇄업체 대표가 조성한 200억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비과세 보험 400여개를 통해 관리하면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인쇄업체 대표의 부인에게 보험 가입 대가로 6차례에 걸쳐 3억5천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도 200억원 상당의 고객 보험 200여개를 관리하면서 2005년 10월부터 2009년 9월까지 보험 가입 대가로 2억2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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