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영웅이었던 할아버지처럼 강인한 정신과 가라테촙(당수치기)으로 역도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습니다"
프로레슬링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국민적 영웅 역도산(力道山. 본명 김신락)의 손자 모모타 지카라(百田力.32)씨가 16일 도쿄 고라쿠엔(後樂園)홀에서 프로레슬링 선수로 데뷔한다. 역도산의 50번째 기일(15일) 바로 다음날이다.
그것도 역도산의 아들인 모모타 미쓰오(百田光雄) 프로레슬러와 한 조가 돼 벌이는 태크매치로 레슬러로서 첫선을 보인다. 역도산 2, 3세 부자가 함께 링에 서는 것이다. 프로 레슬러 3대의 탄생도 세상에서 처음이다.
역도산 손자 지카라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부터 프로 데뷔를 하고 싶었지만 입문 테스트에서 떨어져 스포츠클럽 등에서 일을 하면서 훈련을 해왔다. 할아버지 50주기 다음날 프로 레슬러 데뷔 시합을 하게 돼 뭔가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역도산 3세의 링네임은 `力'(지카라). 할아버지의 링네임 `역도산'에서 `力'을 따온 것이다.
그는 역도산의 대명사인 당수치기와 강인한 정신력, 파워로 할아버지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역도산처럼 검은색 긴 타이즈를 입고 링에 오를 예정이다.
"기술로 승부하기보다는 몸은 작지만 파워로 큰 선수들을 압도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계속 할아버지의 가라테촙을 연습했는데, 여러가지 가라테촙 중에서 옆으로 치는 `수평 가라테촙'은 충분히 익혔다"
일본에서 보통 레슬링 데뷔전은 대개 지방이나 관중이 별로 없는 곳에서 치러진다.
하지만 역도산 3세의 데뷔전은 프로레슬링의 성지와 같은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리는 만큼 이번에 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경우 프로레슬러 인생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5세의 나이에 아들과 함께 링에 오르는 역도산 2세 미쓰오 씨는 "지금의 레슬링은 테크닉면에서는 화려하지만 아버지 역도산 시절에는 공격당하면 반격하는 단순명료한 레슬링이었다"면서 "레슬링의 원점으로 돌아가 경기를 하면 관중들이 가라테촙으로 상대를 격파했던 역도산의 그때 경기를 떠올려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