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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에 사료 아닌 풀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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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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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에는 불포화지방인 오메가-3가 풍부하다. 생선에 오메가-3가 많이 함유돼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수초를 먹기 때문이다. 가축도 물고기처럼 자연 상태에서 풀을 먹고 자라면 오메가-3 함량이 높아진다.
서울에서 건축업을 하다 32살의 젊은 나이에 고향(충남 예산)으로 내려와 돼지 100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했다. 다른 젊은이들처럼 도시를 동경하던 필자가 돼지를 키우게 된 건 운명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돼지'라면 모든 것을 바칠 만큼 열정적이 됐다.

필자의 하루 일과는 이른 아침 돼지우리의 양쪽 높은 천장을 열면서 시작된다. 쏟아지는 햇볕을 통해 돼지들은 비타민D를 합성한다. 비타민D는 돼지의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필수적인 작업이다.

가축에도 '오메가-3' 많아야

돼지들은 보통 케이지(cage)라고 불리는 작은 우리에 갇혀 자란다. 하지만 우리 농장 돼지들은 다르다. 말인 것처럼 자유롭게 뛰어 다닌다. 우리 안 바닥에는 딱딱하고 축축한 콘크리트 대신 보송보송한 왕겨(벼의 겉껍질)를 깔았다. 이동 공간도 넓다. 우리뿐만 아니라 항생제, 소독약 등의 인위적인 약품도 일체 쓰지 않는다. 돼지들의 건강을 위해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돼지들에게 '풀'을 먹이는 거다. 논두렁의 야생초를 베어다 우리 안에 던져 주면 돼지 6~7마리가 동시에 달려든다.

사람처럼 자기 몸에 필요한 거라면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 요즘 대부분 가축은 곡물사료를 먹고 자란다. 하지만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가축이 풀을 먹고 자랐다. 하지만 축산 농가들이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곡물 사료를 먹이기 시작했다. 가축들에게 곡물사료를 먹이면 풀을 먹이는 것보다 2배 정도 빨리 살이 찐다.

이유는 또 있다. 현실적으로 풀을 구하기가 어렵다. 풀도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게 지금 실정이다. 국내에 초지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하지만 가축은 풀을 먹고 자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풀에는 불포화지방인 오메가-3가 풍부하다. 생선에 오메가-3가 많이 함유돼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수초를 먹기 때문이다. 가축도 물고기처럼 자연 상태에서 풀을 먹고 자라면 오메가-3 함량이 높아진다.

풀을 먹인 가축의 고기를 섭취하면 자연스레 오메가-3를 섭취하게 된다. 오메가-3를 섭취하면 대사량이 활발해져 생체에너지가 증가한다. 노화방지와 심혈관 질환에도 좋다. 그런데 곡물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에는 오메가-3보다 오메가-6 함량이 높다. 오메가-6는 일반적으로 씨앗 곡물에 주로 들어있다. 씨앗의 '저장' 기능 때문에 곡물사료를 먹여 키운 가축의 고기를 섭취하면 저장만 하고 배출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이는 대사증후군이라 불리는 비만ㆍ당뇨ㆍ암ㆍ뇌혈관계,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블링도 결국 지방 덩어리

돼지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소고기 등급에는 문제가 많다. 마블링이 있는 부드러운 식감의 소고기가 높은 등급을 받는 게 그렇다. 하지만 알고 보면 소고기의 마블링은 결국 곡물 사료를 먹여 빠른 기간 살을 찌워 만든 '지방'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근육에까지 지방이 차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사람으로 바꿔 말하면 지방간에 황달이 온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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