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TI)가 각국 공공부문 청렴도를 평가해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의 순위가 3년 연속 하락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3일 오전 2013년 CPI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은 독립적 반부패 국가기관을 복원하는 등 관련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전체 조사대상 177개국 중 4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09년과 2010년 39위를 기록하다 2011년 43위로 순위가 밑으로 내려갔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순위가 또 내려가면서 최근 5년간 한 번도 순위 상승이 없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도 하위권인 27위로 3년째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CPI는 공직사회와 정치권 등 공공부문에 부패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조사 대상국에 거주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평가한 지표로, 점수와 순위가 높을수록 부패가 적은 나라다.
올해 덴마크와 뉴질랜드가 91점을 받으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핀란드·스웨덴(공동 3위), 노르웨이·싱가포르(공동 5위), 스위스(7위), 네덜란드(8위), 호주·캐나다(공동 9위)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일본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하락한 18위,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와 같은 19위, 80위를 기록했다. 2011년 평가에 포함된 북한은 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와 함께 가장 낮은 점수인 8점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인 175위를 기록했다.
김거성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은 "한국 CPI의 연이은 하락은 최근 몇 년간 나타난 우리 사회의 권력부패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원전 비리로 고통을 겪었고, 4대강 사업에서 발생한 부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나 국무총리 후보자 등 정부 요직자들의 비리 혐의가 줄줄이 드러났지만 제대로 된 반부패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김 회장은 이어 "지난 이명박정부는 반부패를 일종의 규제로 보고 정권 출범과 동시에 국가청렴위원회를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폐합시켰다"며 "현 정부도 전 정부와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립적 반(反)부패 국가기관 복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찰 개혁 △내부고발자 보호범위 확대 △청렴교육의 강화 △공공·기업·시민사회의 협력적 거버넌스 복원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