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 김종대(왼쪽), 김종수 형제는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보급반 축구교실인 '퓨쳐오브서울'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오해원기자
지난 9월 한국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산정하는 세계랭킹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58위까지 밀렸다. 한국 축구가 기록한 최저 순위는 1996년 2월 62위다. 축구대표팀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프로축구는 한국 축구의 부활을 위해 유소년 축구 발전을 공통된 목표로 설정했다. CBS노컷뉴스는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 클래식과 2부리그 K리그 챌린지 22개 클럽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클럽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우수 사례를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가늠해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글 싣는 순서]
①학원에서 클럽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 지도가 바뀐다
② K리그, 유소년 리그 활성화에 시선이 꽂혔다
③‘세계최강’ 스페인, 바탕은 유소년 시스템
④유소년 시스템, 다문화 가정의 희망이 되다
⑤“내 꿈은 FC서울“ 태국에서 온 종대·종수의 꿈서울시 금천구의 가산중학교.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보급반 축구교실인 퓨쳐 오브 서울(Future of FC Seoul·FOS)의 수업이 열린다. 연령별로 6세 이하와 7세, 초등학교 1, 2학년과 3학년 이상으로 나뉘어 30명에 가까운 어린이들이 축구를 배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어린이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덩치가 더 큰 친구들을 가볍게 제치고 힘차게 슈팅을 시도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 명은 수비를 하거나 골키퍼를 맡아 골 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둘 모두 장난꾸러기지만 또래들에 비해 다소 어눌한 말투, 그리고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다문화 가정 자녀 김종대(11), 김종수(10) 형제다. 한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의 자녀인 이들 형제는 피부색만 조금 다를 뿐 외모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종대, 종수 형제는 7년 전 갑작스레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태국 외갓집에서 5년간 살아 아직 우리말이 서툴다. 그래서 두 형제는 일반 학교가 아닌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한국말로 대화하지만 둘이 있을 때는 태국어가 아직은 익숙하다.
학교에서도 가장 공을 잘 찬다는 이들 형제의 비결은 축구 인기가 높은 태국에서 지낸 5년이다. 태국에 살고 있는 4명의 외삼촌들과 매일 저녁 공을 차고 놀면서 자연스레 축구공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종대, 종수 형제의 어머니 수칸야지후야 씨는 “아이들이 태국에 살 때도 축구를 잘했다. 태국은 3시면 학교가 끝나기 때문에 삼촌들이 퇴근 후 아이들과 매일 축구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형제는 함께 수업을 받는 또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축구 실력을 갖추고 있다. 체구가 작은 형 종대는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3명은 가뿐하게 제칠 정도로 날쌘돌이다. 형보다 덩치가 큰 동생 종수는 종대를 전담 수비하거나 골키퍼를 맡는다. 둘을 한 팀에 두면 다른 팀과의 경기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들은 항상 상대팀 선수로 만날 수 밖에 없다.
종대와 종수를 가르치는 정성은 코치는 “현재 보급반에서 배우고 있지만 축구선수를 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며 “종대는 신체 밸런스나 드리블이 좋아 공격수로, 종수는 신체조건이 좋아 수비수로 주로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 종수는 아직 어려서 장난기가 많지만 형인 종대는 공을 찰 때만큼은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진지하다. 문제점을 지적해주면 곧바로 고치는 모습도 좋다”고 호평했다. 특히 종대의 경우 이들이 속한 서울 남부 권역의 ‘파워풀 야드’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공을 잘 찬다고 귀띔했다.
동네에서 가장 공을 잘 차는 종대, 종수 형제의 꿈은 축구선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FC서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본 뒤 축구선수의 꿈은 더욱 확고해졌다. 종대, 종수가 가장 아끼는 축구 유니폼에는 FC서울 선수들의 사인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