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이 부활하고 있다.
시청률을 이유로 잇단 폐지됐던 단막극이 속속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2010년부터 '드라마스페셜'이란 이름으로 단막극을 선보여 온 KBS를 비롯해 최근엔 MBC와 SBS도 단만극이 부활했다. MBC는 '베스트 극장' 종영 이후 6년 만에, SBS는 오픈드라마 '남과여' 이후 10년 만이다. 한때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단막극이 이처럼 부활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 새로운 얼굴 발굴, 가장 큰 목적단막극의 부활은 단막극 출신 신인 작가들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KBS에서 인기작으로 꼽히는 '학교2013', '직장의 신', '비밀' 등은 모두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발굴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굿 닥터' 박재범 작가 역시 '드라마스페셜'의 전신인 '드라마시티'를 통해 처음 드라마에 입문했다.
이들 신인 작가들의 무기는 기존 드라마와 차별성이다. 기성작가들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시청률도 선방하고 있다. 특히 '비밀'은 매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가 뿐만 아니라 신진PD들도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검증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김진원 PD와 '적도의 남자', '칼과 꽃'을 연출한 김용수 PD다.
김진원 PD는 '달팽이 고시원', '영도 다리를 건너다' 등 단막극을 거쳐 4부작 '보통의 연인' 연출 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내놓았다. 김용수 PD 역시 단막극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에 이어 4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스타 제작진의 몸값이 나날이 높아지고, 시청자들의 평가는 더욱 냉정해지는 상황에서 이처럼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MBC 김진민 CP도 '드라마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단막극 론칭의 큰 목표는 새로운 연기자와 연출자, 작가진의 발굴"이라고 밝혔다.
◈ 시청률은 아직…지속적인 관심 필요새로운 이야기와 얼굴을 발굴하는 창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단막극 자체 시청률은 다소 아쉽다.
KBS '드라마스페셜'은 지난 여름 부분 개편 당시 수요일 밤 11시 심야시간대로 자리를 옮겼지만, MBC '라디오스타', SBS '짝'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이번 가을 개편에 이전에 방송됐던 일요일 밤 11시 55분으로 옮겼다.
MBC '드라마페스티벌'도 목요일 심야시간으로 편성돼 동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해피투게더'와 SBS '자기야'에 밀리고 있다. 조승우, 박기웅, 박서준 등 눈에 띄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로 이어지진 못했다.
지난 3일 첫 선을 보인 SBS '시네드라마' 역시 KBS 2TV '왕가네 식구들'과 MBC '사랑해서 남주나' 등과 시청률 경쟁을 벌였지만, 최하위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단막극에 대한 관심 독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