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의 경상흑자는 총 422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같은 기간 415억3천만달러로 한국보다 7억달러 정도 적다.
연중 누계 기준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많은 경상흑자액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2월말까지 기준으로도 한국이 630억달러(한은 전망), 일본이 601억달러(일본총합연구소)로 한국이 일본을 딛고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한국이 경제대국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폭을 앞지르게 된 데는 일본의 불경기와 동일본 대지진 등의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을 기준으로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천593억6천만달러로 한국의 32억달러에 비해 50배를 넘었지만 2010년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0년 2천39억2천만달러, 2011년 1천190억6천만달러, 2012년 604억달러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가동이 중단되면서 에너지 수입에 많은 돈을 지출했고 세계를 호령하던 소니 등 전자업체들이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일본의 전체 외화벌이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엔저의 영향도 한 몫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에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40% 가량 절하돼 경상수지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2010년 293억9천만달러, 2011년 260억7천만달러, 2012년 431억4천만달러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휴대전화와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10월 수출도 사상 첫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고 남은 11월과 12월도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한국의 흑자규모 역전이 지속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증가하면서 원화절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며 일본의 엔저가 한국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