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밀요원인데…" 女공무원 등친 50대 구속

대통령 직속 비밀기관에서 일한다고 속여 여성 공무원을 상대로 수백만원을 가로챈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은 고모(51) 씨를 사기와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고 씨는 지난해 9월 제주시 노형동 한 꽃집을 자주 찾아 알게 된 40대 여성공무원으로부터 5백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고 씨는 자신을 야생화 전문가이자 대통령 직속 국가비상기획실에서 일하는 비밀요원이라며 환심을 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돕지 않아 정치적 보복으로 금융계좌가 막혔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는 또 피해자가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자 역시 공무원인 남편과 삼촌, 제부, 여동생의 신분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인터넷 블로그 게시판에도 명예훼손성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 씨가 지난 2009년에도 고위공직자를 사칭해 여성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고 씨가 봉황이 새겨진 위조 신분증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없앴고 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여성에게 정치입문을 도와줄 것처럼 접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