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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들에 취업선배 옷 빌려주는 '열린옷장' 인기

 


#1. 유수진(27) 씨는 4년간의 대학 재학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런 그녀에게 다음 주 기업체 면접을 앞두고 한 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모두가 선망하는 기업의 입사 마지막 관문인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지만 한 벌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면접용 정장 구매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2. 직장인 3년 차 윤혜라(29) 씨는 최근 옷장 정리를 하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취업 전, 합격 후에도 천년만년 계속 입을거라 굳게 다짐하며 큰 맘 먹고 지른 명품 정장을 비롯해 유행 지난 정장 등 고이 모셔둔 옷들이 옷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면접시즌이 되면 유씨와 같은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는 이들이 늘어난다. 온라인 취업 포털사이트 인쿠르트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의 약 92%가 면접 시 새 옷 구매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며 면접용 정장을 구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계절이 바뀌어 옷장정리를 하다 보면 철이 지나 입지 않은 옷들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생긴다.

이런 구직자들과 옷장정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열린옷장'(theopencloset.net)이 구원투수가 돼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지난해부터 시작된 열린옷장 프로젝트는 사회 선배들로부터 잘 입지 않는 정장을 기증받아 면접을 앞두고 면접의상이 필요한 구직자에게 의류를 대여하고 있다. 사회인들의 정장을 기증받아 구직자들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장을 제공하고 있는데 재킷, 팬츠, 스커트 이외에도 구두, 벨트, 넥타이 등 액세서리까지 이용할 수 있어 구직자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만일 열린옷장 대표는 "경제난으로 면접 정장 구입을 꺼리는 청년 구직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사람의 옷장을 열어 서로의 옷을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열린옷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잠자는 옷장 속의 정장 기증으로 주머니 얇은 구직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는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고 프로젝트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열린옷장은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정장을 필요로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빌려주는 것 이외에도 옷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나 그 옷을 소유한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기증자들과 청년 구직자들은 각자 작성한 기증 메시지와 이용 후기 등을 통해 옷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기증자의 메시지로 시작된 옷의 히스토리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지면서 더욱 많은 이야기로 쌓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취업준비생들은 기증자인 사회 선배들이 조력자가 돼 남긴 취업 성공비법과 응원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열린옷장 프로젝트는 청년 구직자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사회 선배 스스로 만족감까지 상승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며 사회적으로도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 대표는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옷의 가치를 발굴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해주고자 시작된 열린옷장 프로젝트는 물질적·정신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공유 서비스여서 개인적으로도 보람되지만, 더욱 의미 있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옷을 대여하고 싶다면?
구매방식은 일반 의류 쇼핑몰 구매와 동일한 방식이다. 회원가입 후 원하는 상품을 찾고 장바구니에 넣어 대여확인을 누른다. 그다음 배송에 관련된 정보를 기재하고 완료 버튼을 누르면 입금할 계좌 정보를 알려준다. 이 계좌로 택배비+세탁비+서비스비를 입금하면 입금일을 기준으로 택배를 발송해준다. 직접 의상을 입어본 뒤 대여를 결정하고 싶다면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열린옷장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하자.(전화예약 070-7583-7521)

■ 대여비용·기간은?
대여비용은 4박 5일 기준으로 재킷 1만 원, 팬츠 1만 원, 셔츠나 블라우스 5000원, 구두 3000원, 벨트 2000원, 가방 5000원, 넥타이는 무료다. 대여기간은 대여일을 포함해 3박 4일이다. 택배를 수령한 날로부터 4일 이내에 반송하면 된다. 다만 수발 일이 공휴일일 경우 휴일일 수 만큼 기간이 연장된다.

■ 대여 후 반송은 어떻게?
대여했던 의상의 반송은 받았던 택배회사를 통해 반송신청을 하거나 직접 우체국 등을 통해 택배를 붙이는 방법 중 편한 방법으로 이용하면 된다. 반송 시에는 박스 안에 들어있는 착용소감과 대여 옷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서 보내면 소감과 이야기가 웹에 게재돼 옷의 히스토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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