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참좋은여행)
직판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의 이상호(55) 대표가 현장감 넘치고 실속 있는 도움말로 가득한 해외여행 가이드북 '여행 레시피'를 출간해 화제다. 특히 이 책은 철저히 초보 여행자의 입장에서 궁금하지만 묻기는 곤란하고, 필요하지만 알아볼 곳이 없는 실속 정보들만 콕콕 집어 모았다. 아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혹은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알찬 84가지의 작은 여행이야기를 CBS 노컷뉴스에서 시리즈로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새 공항을 만들 때, 그 자리를 고르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무시무시한 소음을 내는 수 백 톤짜리 쇳덩이가 안전하게 뜨고 내릴 자리를 잡는 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일까.
일본 오사카에 갈 때 이용하는 간사이 국제공항은 공항부지 선정에 애를 먹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 주변에 국제공항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960년대 초반이었지만 공항 건설을 위한 첫 삽이 떠진 것은 1986년, 자그마치 20년 넘게 부지 선정을 위한 토론에만 시간을 허비했던 것이다. 20년 넘는 토론 끝에 내려진 결론은 '인공 섬을 만들자'라는 것.
결국 8년여의 공사 끝에 수심 20미터 오사카 앞바다에 두께 33미터의 인공 섬이 만들어졌다. 바다를 메우기 위해 들어간 흙의 양만도 자그마치 1억8천만 입방미터, 이집트 피라미드 70개 분량이었다. 간사이 공항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22조원이었는데, 이 막대한 공사비 때문에 개항이후 10년이 넘도록 공항은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어렵사리 공항을 만든 예도 있지만 그 반대로 '아니 이런 곳에도 공항이 가능해?'라고 되물을 만큼 신기한 공항들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11년 12월2일 홈페이지의 데일리 뉴스 란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환경에 있는 공항 7곳(World's 7 Most Extreme Airports)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활주로로 유명한 남아프리카 레소토 왕국의 마테카니 공항이다. 이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겨우 396미터, 게다가 활주로의 끝은 해발 2,286미터 높이의 까마득한 절벽으로 되어 있다.
웬만한 항공모함의 길이 밖에 안 되는 활주로 길이 탓에 일반 항공기의 이착륙은 불가능하고, 작은 경비행기만 제한적 이착륙이 허용된다고 한다.
프랑스의 쿠르슈벨 공항은 해발 2008미터 높이 알프스 산맥의 한 자락을 깎아 만든 공항이다.
영화 007시리즈 18탄 '네버다이(Tomorrow Never Dies)'의 오프닝 장면에 등장한 곳이기도 한데, 영화 주인공인 피어스 브로스넌이 촬영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을 때 '현재까지 공항 이용객 중 살아남은 사람은 몇이나 되죠?'라 물었던 일화도 전해진다.
부탄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공항은 히말라야 산맥 안쪽 해발 2230미터에 자리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에도 버젓이 공항이 있는데 남극대륙의 얼음 위에는 로스 섬의 시아이스 런웨이 공항이, 북극에 가기 위해서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공항을 이용하면 된다.
스코틀랜드 바라 공항은 밀물 때는 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가 되어야 나타나는 활주로로 유명하다.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사바섬에 있는 이라우스퀸 공항은 꽤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공항이다.
섬 한쪽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 구불구불 내려온 도로 끝에 작게 들어앉은 공항은 어쩌면 배가 들어오는 선착장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인터넷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한데, 이는 위에 예를 든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를 번역할 때 생겼던 오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