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에 이어 여자농구 대표팀도 만리장성의 벽을 넘었다. 이로써 내년 터키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첫날 경기에서 곽주영의 극적인 버저비터에 힘입어 중국을 72-70으로 제압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중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아시아 최강. 197cm의 센터 천난을 앞세우는 장신 군단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2명의 평균 신장이 187.3cm로 한국(180.2cm)보다 7cm 이상 크다.
하지만 여자농구 대표팀은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조직적인 수비와 한걸음 더 뛰는 적극성을 발휘해 높이의 차이를 메웠다.
한국은 양지희와 김정은의 득점이 활발하게 터지면서 초반부터 중국과 대등하게 맞섰다. 1쿼터 막판 김정은의 3점슛에 힘입어 13-11로 전세를 뒤집은 한국은 이후 중국에 단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전을 34-29로 마친 한국은 3쿼터 막판 50-49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신정자와 임영희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다시 6점으로 벌린 채 3쿼터를 마쳤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 됐다.
한국은 4쿼터 막판 68-61에서 연속 5점을 내줘 위기에 몰렸지만 작전타임 이후 펼쳐진 공격에서 김정은이 중거리슛을 터뜨려 한숨을 돌렸다.
한국은 종료 29초를 남겨두고 천난에게 훅슛을 얻어맞아 다시 2점차로 쫓겼고 설상가상으로 베테랑 가드 이미선이 공격자 반칙을 범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야 했다.
한국은 종료 17.1초 전 리바운드 경합 도중 반칙을 범했고 자유투 2개를 허용해 70-70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공격에서 곽주영이 오른쪽 베이스라인에서 극적인 버저비터 중거리슛을 터뜨려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정은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9점을 올리며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냈고 승리의 주역 곽주영도 13점을 보탰다 센터 신정자는 9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장신 군단을 맞아 골밑을 굳게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