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
이승엽(삼성)과 김현수(두산)의 방망이에 한국시리즈가 달려있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24일 대구구장에서 시작된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이 정상에 오를 확률은 무려 80%(30번 중 24번). 그만큼 1차전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은 윤성환(13승8패 평균자책점 3.27)을, 두산은 노경은(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을 선발로 내세워 1차전을 노리고 있다.
윤성환과 노경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덕분에 좌타자인 이승엽과 김현수의 역할이 더 중요한 1차전이다.
▲이승엽, 부진은 정규리그에서 끝
이승엽에게 2013년은 최악이었다. 111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할5푼3리, 홈런 13개에 그쳤다. 1995년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홈런 역시 데뷔 초였던 1995년(13개), 1996년(9개)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0개를 넘기지 못했다. 게다가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시즌 막판에는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이승엽의 한국시리즈 타순은 6번이다. 더 이상 클린업트리오에 이승엽은 없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타순이 바로 6번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6번 타순에 간다. 6번이 폭탄 타순이다. 얼마나 잘 쳐주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가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정규리그 성적은 나빴지만 이승엽이라는 이름이 주는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큰 무대에 강했다. 주춤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은 언제나 이승엽의 몫이었다. 세 차례 한국시리즈(2001년, 2002년, 2012년)를 거치면서 때린 5개의 홈런은 타이론 우즈(7개)에 이어 한국시리즈 통산 홈런 2위다.
두산 김진욱도 "이승엽은 워낙 잘 치는 타자이니 결정적일 때 안 맞도록 하겠다"면서 "혼자 잘 치는 것은 괜찮다. 다만 주자 있을 때 안 맞도록 하겠다"고 경계했다.
김현수.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김현수, 한국시리즈 악몽은 끝김현수에게 한국시리즈는 아픈 기억이다.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타율 1할4푼3리(42타수 6안타)에 그쳤다. 특히 2008년 SK와 한국시리즈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두 차례나 병살타를 때렸다. 가을야구의 악몽이 따라다니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았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타율 1할2푼(25타수 3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에서 유독 강했다. 개막전에서 배영수를 상대로 친 만루홈런을 시작으로 3할8푼2리(55타수 21안타), 홈런 4개의 맹타를 휘둘렀다. 타점도 16개나 올린 그야말로 삼성 천적이었다.
류중일 감독도 "김현수는 강한 선수다. 중심타자로서 정말 잘 친다"면서 "올해 김현수에게 많이 맞았다. 공부를 많이 했고, 대비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부상 탓에 몸상태는 100%가 아니지만 김현수가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는 이유다. 무엇보다 장타력에서 뒤지는 두산에게는 김현수의 방망이 부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