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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BC 드라마는 경쟁 지상파 드라마들에 비해 평점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일종의 개별 과목에서는 ''내이름은 김삼순''과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 두 드라마로 최고 성적을 받았다.
''내이름은 김삼순''은 올 한해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 50.5%(TNS 자료)를 기록하고 평균시청률(37.1%) 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장장 8개월을 숨가쁘게 달려온 ''굳세어라 금순아''역시 26.8%로 스테디 셀러를 기록했다. 두 효녀 프로그램은 올해 드라마 장르에서 삼순이 캐릭터 양산에 혁혁한 공을 세울 정도였다.
시청률 50%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보는 시청률이 아니다.수많은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같은 경쟁체제속에서 아예 기다렸다 봐야하는 꼭 볼만큼 열광적인 일명 ''수도꼭지''시청률이다. 그런점에서 30일 MBC 2005 연기대상에서 4관왕을 차지한 김선아는 MBC 입장에서 당연히 줄만한 상을 내렸다는 평가다. ''굳세어라 금순아''로 최우수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한혜진도 그 공로를 인정받았고 팀원들도 받을 만한 상을 받은 셈이다.
방송 3사중 30일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은 MBC는 31일 KBS SBS 연기대상에서 예상되는 것보다도 훨씬 면면이 화려했다. 손에 꼽히는 드라마는 몇개 안되지만 그 파괴력과 울림은 여타 경쟁 드라마를 압도하고 남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의 연기대상을 지켜보면서 모아진 세가지 객석과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아봤다.
방송사 공개홀로 밀려온 한류열풍!
아수라장이었다. 놀랍게도 방송사 공개홀에 일본인 대만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들었다. 벌써 일찌감치 한류스타로 평가받고 있는 에릭 문정혁에 대한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어떻게 방청권을 구했는지 500여명 들어갈 정도의 객석에 일본 대만 팬들이 몰려들었다.
무역업을 하는 남편을 통해 방청권을 구했다는 에이코 씨(52)는 친구들 4명과 함께 디지틀 카메라로 에릭과 한가인의 표정을 담느라 이리저리 분주했다. 행여나 ''슬픈연가''의 권상우가 나오는 줄 알고 찾아왔다는 일본팬들은 끝까지 희망을 저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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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선아 문정혁 현빈, 한혜진, 정려원, 한가인, 다니엘 헤니, 서지혜, 고두심, 이덕화까지 그야말로 연말까지 뉴스의 중심에 서있던 주인공들의 총출동 무대였다. 그만큼 이날 취재열기도 대단했다. 과열화된 사진 취재경쟁을 막기위해 방송사에서 출입을 금지하고 따로 사진을 배포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MBC 관계자는 대만 일본 홍콩등에서 방송사 시상식을 취재 오겠다는 요청에 놀라기도 했다고.
최문순 사장, 삼순이 금순이와 나란히 했다면...MBC의 올해 드라마와 관련된 키워드는 단연 삼순이였다. 삼순이와 금순이에 MBC 최문순 사장까지 모두 순자 돌림이라서 ''三순이'' 라는 말이 유행했다. 당연히 이날 시상식에 ''최문순 사장이 시상자로 나오느냐''는 것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三순이의 한 명인 최 사장이 대상 수상자인 삼순이 김선아와 함께 시상하고 수상하는 모습은 그 그림 자체가 하나의 뉴스거리가 되기 때문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 MBC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기대상 시상식장에서 세명의 삼순이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다사다난했던 MBC의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출발하는 장으로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기 충분한 자리였다. 그래서 더욱 이날 최 사장이 빠진 연기대상에 대한 아쉬움이 새어 나왔다. 한 중견연기자는 "당연히 오시리라 기대했다"면서 "지난번 ''굳세어라 금순아''종영파티에는 참석하셔서 좋았는데 오늘 이야말로 제대로 삼순이가 다 모인날 아니냐"고 말했다.
SBS와 KBS는 가요 연예 연기 대상 모두 각 사 사장이 직접 자리를 함께하며 한해의 마무리를 함께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해 워낙 중대사안이 많았기에 좀더 차분하게 마무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신걸로 알고 있다"고 불참이유를 귀띰했다. 이날 최사장은 방송사 각 부를 돌며 조용히 종무식을 치뤘다.
연기자들의 달라진 수상소감-황정민 효과(?)영화배우 황정민의 진솔한 수상소감이 연기자들에게 여파를 미친 것일까? 이날 수상소감을 밝히는 연기자들의 이야기는 여느해와 달리 점점 솔직해지고 구체적이며 함께 작업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표현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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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인들은 대체로 소속 기획사의 도움에 대한 감사가 주된 포인트. 강지환, 서지혜, 이민기, 다니엘 헤니는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소속사 대표나 매니저에게 감사를 표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신인을 벗어난 현빈과 문정혁은 좀더 진지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현빈은 "고등학교시절 연극하면서 부모님이 참 속상해 하셨는데 지금은 부모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서 기분좋다"며 "어딘가에서 또다른 작품을 위해 촬영하고 있을 삼순이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고 문정혁은 "내가 받을 수 있는지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하다"며 "가수에서 연기자로 저를 서게 한 모든 작품에 감사드리고 선배 연기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해 객석의 가족과 선배 연기자, 프러듀서 등 제작진들로부터 ''기특하다''는 평을 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김선아와 최우수 여자 연기상 한혜진, 우수상 한가인 등은 연인이나 남편에 대한 애정을 과감히 표현했다. 김선아는 "삼룡아 고마워!"라고 밝혀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한혜진은 남자친구인 가수 나얼을 의식해 "오빠 너무 고마워!"라고 감사를 전했다. 역시 올 상반기 주목받는 결혼식을 올린 한가인은 남편 연정훈에게 "이 세상 누구보다 저를 아껴주는 동반자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