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 열린 11일 잠실구장.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나란히 타순에 변화를 줬다.
넥센 강정호, 두산 김현수가 변화의 중심이었다. 1, 2차전 1안타에 그친 강정호는 5번에서 6번으로 내려갔고, 8타수 무안타에 머문 김현수는 4번에서 3번에 배치됐다. 그러면서 수비도 1루에서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로 갔다.
1차전 4-3, 2차전 3-2 모두 넥센의 승리로 끝난 승부. 포스트시즌답게 투수전 양상이 펼쳐져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았다. 홈런도 1차전 1회 박병호가 날린 솔로포가 전부였다.
때문에 양 팀은 승부처에서 결정타를 터뜨려 줄 핵심 타자들의 부담을 더는 쪽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나 양 팀 타순 변화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공격을 극대화시키느냐와 수비도 염두에 뒀느냐는 차이가 있었다.
두산은 1, 2차전 쏠쏠한 활약을 펼친 외야수 정수빈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김현수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원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리면서 정수빈의 자리가 없어졌다. 대신 김현수가 봤던 1루수는 오른손 거포 최준석이 들어왔다. 김현수를 배려함과 동시에 상대 선발이 좌완 오재영인 만큼 우타자를 기용한 포석이다.
다만 수비를 감안하면 최상의 조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김현수야 원래 자신의 포지션이지만 수비 범위는 아무래도 정수빈이 더 넓다. 더욱이 정수빈은 리그 정상급 송구를 뽐낸다. 특히 프로야구 최중량 선수 최준석은 번트 수비와 범위 등에서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쨌든 두산의 변화는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김현수가 가장 힘들 것"이라면서 타순 조정의 중심축이 김현수임을 시사했다.
넥센도 적잖은 변화를 줬다. 정규리그 후반기처럼 김민성을 5번으로, 강정호를 6번으로 내렸다. 여기까지는 두산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택근을 지명타자로 돌리면서 중견수 자리에 유한준을 넣었다. 대신 우익수에는 문우람이 들어갔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택근이 조금 편하게 타격할 수 있고, 아무래도 수비는 유한준이 조금 더 낫기 때문에 내린 변화"라고 설명했다. 잠실은 목동구장보다 넓어 외야 수비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3차전을 앞두고 전격 타순에 변화를 준 넥센과 두산. 과연 어느 팀의 승부수가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