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효성 압수수색, '휴대폰부터 통제하라' 군 작전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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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부터 효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오니 직원 분들은 자리 앉지 마시고 테이블 한 쪽에 함께 모여 주십시오. 핸드폰은 모두 꺼내어 여기 상자에 넣어주십시오. 협조를 부탁합니다”

11일 오전 검찰이 효성그룹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본사에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11일 효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처럼 무선 통신 차단부터 시작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 성북동 조석래 회장 자택, 반포동 효성 캐피탈 빌딩 등에 대해 동시 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등 세 아들의 자택과 이상운 부회장 자택, 재무담당 고모 상무 자택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동 조석래 회장 자택에는 검찰 승용차가 등장한 반면,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에는 30~40여 명의 검찰 요원들이 탄 대형 버스가 나타나 대규모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검찰이 집중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효성그룹의 법무, 재무, 홍보 등 주요 부서는 이날 사실상 업무가 중단됐다. 업무상 불가피한 핸드폰 통화마저 검찰 수사관의 허락 하에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15층 조석래 회장 집무실과 주요 부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효성 임직원들은 국세청의 고발과 검찰 수사 착수 때 부터 이미 예정됐던 것인 만큼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혹스러움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적어도 지난 2009년 효성 그룹 임원들의 비자금 수사 때는 조석래 회장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효성 관계자는 “오전 11시 전후에 성북동 조석래 회장의 자택은 압수수색이 끝났으나 본사는 이 시간 현재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분하고도 성실하게 검찰의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검찰 요원의 허락 하에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긴박한 분위기를 시사했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 5월부터 효성그룹 세무조사를 벌인 뒤 효성이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때 발생한 1조원대 해외 적자를 10여년간 조금씩 비용 처리하면서 떨어낸 것이 법인세 포탈에 해당한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조석래 회장은 또 1000억원대 차명 주식을 보유하며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효성은 “외환위기 때 발생한 대규모 해외 적자를 공적자금이나 국민 세금에 기대지 않고 성공적으로 털어낸 셈”이라며 조세 포탈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미 이뤄진 상황에서 이번 압수수색에서 특별히 더 나올 것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채동욱 검찰 총장 파문 이후 분위기를 다 잡고 나선 뒤 실시하는 첫 대형 수사인데다 수사 착수 11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설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디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알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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