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후보 나도 있소!'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연패를 당한 두산은 부진한 4번 김현수 대신 3차전 넥센 좌완 선발 오재영에 맞서 우타자 최준석(사진)도 4번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자료사진=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PO)에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두산. 넥센과 목동 1, 2차전 원정에서 연이틀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반전 카드가 절실하다. 두산은 1, 2차전에서 의욕이 앞서 7번이나 주루사를 당했고, 불펜 난조로 경기 막판 무너졌다. 여기에 중심 타자들의 부진으로 정규리그 팀 타율, 득점 1위의 강점이 사라졌다.
주루 플레이나 불펜은 하루 아침에 어떻게 해볼 문제가 아니다. 다만 중심 타선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 타순 변화나 새로운 카드를 도모해볼 수 있다.
1, 2차전에서 두산 클린업 트리오는 20타수 2안타 1득점에 머물렀다. 특히 4번 김현수는 8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3번 민병헌, 4번 홍성흔도 간신히 1안타씩만 쳤다.
1차전 홈런과 2차전 끝내기 득점을 기록한 박병호, 1차전 끝내기 안타를 친 이택근 등 넥센 중심타선과 비교하면 더욱 우울하다. 때문에 김진욱 두산 감독도 2차전 패배 뒤 중심 타선 침묵에 대해 "필요하다면 중심 타선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일단 김현수의 부진이 심각하다. 본인도 의식적으로 "나는 예전에 한국시리즈도 (병살타로) 끝낸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부담감을 털어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감독은 2차전에 앞서 "빗맞아도 안타가 나오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끝내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타순 변화, 4번 최준석 카드 등 해법 찾아야
일단 타순 변화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현수를 4번에서 부담이 덜한 5, 6번 정도로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대신 4번을 맡을 홍성흔 역시 1차전 빗맞은 내야 안타 외에는 감이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카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두산은 최준석과 오재일 등 1루 거포 자원이 있다.
특히 최준석은 11일 3차전 선발이 좌완 오재영임을 감안할 때 매력적인 카드다. 올해 타율 2할7푼 7홈런 36타점을 올린 최준석은 특히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4푼8리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수가 올해 오재영에게 3타수 무안타였고, 최준석은 1타석 볼넷 1개를 얻어냈다.
최준석은 또 지난해 롯데와 준PO에서 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3차전 2점 홈런으로 2연패 뒤 반격의 1승을 안긴 바 있다. 상황도 올해와 비슷한 것이다. 넥센과 1, 2차전에서는 한번도 타석에 나오지 못해 출전을 벼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야구 트라우마가 있는 김현수는 일단 선발에서 뺀 뒤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김현수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 예선에서도 9회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때려낸 바 있다.
1, 2차전 패배로 위기에 놓인 두산. 가만히 있다간 2년 연속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마감하게 될 수 있다. 과연 3차전에서 두산이 어떤 반전 카드를 들고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