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한양도성(서울성곽)의 달, 10월이 왔다. 성곽 너머 펼쳐진 파란 하늘과 맑게 트인 서울의 전경,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내사산의 숲, 여기에 1년에 단 한번 있는 서울한양도성 순성(巡城, 도성 한바퀴 돌기) 행사와 명사와 함께 하는 구간 답사 프로그램, 그리고 서울시가 올해 처음 마련하는 한양도성주간까지, 서울한양도성과 연애할 月을 하나 고르라면 단연 10월이다.
600년 역사·문화·생태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인 서울한양도성(서울성곽)에 관심의 씨앗을 잠시라도 품었던 이라면, 이제 그 씨앗을 틔워 열매 맺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 1년에 단 한 차례,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 순성놀이"
옛 서울의 둘레길인 서울한양도성 18.6km를 일주하는 '순성놀이'. 트래킹族들의 최고 인기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이 답사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놀이였다.
정조 때 학자인 유득공은 저서 '경도잡지(京都雜志)'에서 순성놀이를 '도성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도성 안팎의 멋있는 풍경을 구경하는 멋있는 놀이'라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기에도 순성놀이는 이어졌으니, 1916년 5월 14일자 매일신보에는 "고대하시던 순성장거(巡城壯擧)는 이번 14일 오전 7시 30분 남대문소학교에 회집(會集)하였다가, 8시 남대문에서 출발하는데 회비도 불요(不要)하고 점심만 휴대하면 누구라도 마음대로 참가합니다"라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서울 한양 도성. (사진=이진성 PD)
600년 서울을 하루에 걸으며 역사와 자연 그리고 도시를 함께 만나는 트래킹이라, 순성놀이는 서울에 관심이 있고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로망'과 같은 이벤트다.
그러나 도성 18.6km 중 약 7km 가량의 끊긴 구간 길을 혼자 찾아 걷기가 쉽지 않고, 또한 100~300m 높이의 산 4개를 넘으며 걷는 10시간 가량의 코스라서, 마음만 굴뚝인 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망설였던 이들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있으니, 1년에 10월 딱 한차례 진행되는 '순성놀이' 프로그램을 놓치지 말자.
올해는 10월 26일 토요일이다. 이날 오전 7시에 광화문광장에 모여 내사산(인왕산, 백악산, 낙산, 목멱산)과 4대문, 4소문을 돌아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총 10시간의 일주다. 일주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서울한양도성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순성하는 '안내 일주'와 최소한의 해설 및 길 안내를 받아 걷는 '자유 일주'가 그것이다. 안내 일주는 300명, 자유 일주는 200명 선착순 모집이며, http://www.seouldosung.net 사이트를 통해 10월 2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순성놀이 인왕 코스
순성놀이 백악 코스.
순성놀이 낙산 코스.
순성놀이 목멱 코스.
10시간 동안 서울한양도성을 완주하는 일주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이번 순성놀이에 특별히 마련된 '명사와 함께 하는 한양도성 단기코스 걷기'를 신청해보자.
명사와 함께 하는 단기코스는 같은 날인 10월 26일 토요일 낮 2시부터 5시30분까지 진행되며, 인왕(이현군 박사.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 저자), 백악(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낙산(정석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목멱(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4개 구간에서 각각 이뤄진다. 단기코스는 구간별로 선착순 100명씩 모집하며, 이 역시 http://www.seouldosung.net 사이트를 통해 10월 2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 순성놀이’는 서울시 및 종로구와 함께 시민을 대상으로 구간별 도성 답사 안내를 매월 진행하고 있는 서울KYC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재청과 서울시, 종로구, 중구, 성북구 등의 지자체와 서울 한양도성 1문화재 1지킴이 기업인 신라호텔이 후원한다.
어떤 코스든 참가비는 1만원이며, 참가 연령은 12세 이상(초등학교 5학년)이다. 자세한 내용들은 http://www.seouldosung.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KYC 사무국 02-2273-2276으로 문의 가능하다"
서울한양도성 순성놀이 포스터.
만약 바쁜 일정 때문에 10월 순성놀이와 한양도성주간에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이라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울KYC 도성길라잡이가 매월 매주 일요일 낮에 진행하는 도성 정기 안내 답사에 참여해보자.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http://yeyak.seoul.go.kr)이나 종로구청 답사 예약(http://tour.jongno.go.kr) 사이트를 통해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 올해 처음 마련되는 "성곽도시 서울의 재발견 - 한양도성주간"서울시가 올해 처음으로 '600년 성곽도시 서울의 재발견 – 한양도성주간'을 지정했다.
10월 25일부터 10월 30일까지를 한양도성주간으로 선포하고, 이 기간 동안 서울한양도성을 더 널리 알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힘을 모으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양도성주간 행사 가운데에는, 직장인들이 가을밤 함께 회식하고 도성도 걷는 '달빛기행 회식' 프로그램, 20대 대학생 100쌍을 도성 트래킹으로 미팅을 시키고 함께 도성 주변 맛집도 탐방하는 '사랑을 위한 순성놀이' 프로그램 등 눈길을 끄는 도성 산책 프로그램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hanyangdosung.com 를 통해 확인 및 신청이 가능하다.
◈ 서울한양도성을 사랑한다면…"도성길라잡이 6기 모집"역사도시 서울에 관심이 있다면, 서울 옛 도심의 정취와 골목 속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다면, 서울한양도성과 그 주변 도성마을로서의 서울 속 작은 동네들에 애정을 갖고 있다면, 같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과 함께 사귀고 배우며 답사하는 모임을 통해 그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서울한양도성을 매개로 서울에 대한 같은 관심과 생각을 공유하고, 시민들과 이를 나누려는 이들이 모인 대표적인 커뮤니티가 있다. '서울KYC 도성길라잡이'가 그것.
이 모임은 서울성곽과 성곽마을 그리고 성곽이 품고 있는 서울 사대문안 도성 전체에 대해 함께 관심사를 나누고 학습하며 답사할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양도성 순성관 활동과 시민 대상의 정기 해설 안내 진행 등 공익적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단체다.
역사도시 서울과 한양도성의 가치를 인식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다음세대에게 잘 물려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든 일이 그들의 활동 범위다. 최근 서울시가 이 모임의 활동을 시민단체 중 최고 등급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 모임이 1년에 한번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는 시기가 지금이다. 10월 9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해서 40명을 선발한다. 10월 14일부터 진행 되는 두 달간의 기본교육과 6개월간의 수습활동을 거쳐 600년 서울의 역사와 함께 하는 도성길라잡이의 정식 자격을 얻게 된다.
도성길라잡이 6기 모집.
서울의 역사와 한양도성의 가치를 배우고, 배운 것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활동을 통해 생활의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도성길라잡이 6기' 활동 신청과 문의는 10월 9일까지 서울KYC 홈페이지(www.seoulkyc.or.kr)와 전화(02-2273-2205)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