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인권운동가들이 밀양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다산인권센터 등 인권단체들은 3일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공권력의 행정대집행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우선 일상을 불안 초조 속으로 내모는 것 자체가 공권력의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농번기 수확철에 다시 시작된 공사를 막기 위해 주민들은 농민으로서의 일상을 포기하고 다시 산에 오를 수 밖에 없고 길바닥에 내몰리고 있다"며 "언제 어떻게 공권력이 투입되고 어디서 기계가 들어올지 모르는 초조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일 오전 6시 30분 병력이 배치되었다는 소식에 공사현장을 향해 나섰던 길은 가로막혀 산 속에서 노숙농성을 하게 되거나, 하루 종일 경찰에 둘러싸여 고립과 감금, 채증 등의 폭력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경찰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공무집행이라 하지만 정작 안전한 것은 공사재개 뿐이었고, 하나 없는 산길에 고립되어 감금이유를 묻거나 폭력중단을 요구함에도 대답 없이 계속되는 상황에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경찰의 통행과 물품 반입 제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실제로 89번 공사부지 올라가는 진입로가 1, 2차 경찰 저지선으로 가로막혀 이 길을 통해서 마을을 오가려는 바드리마을 주민과 방문자들의 통행이 제한돼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있었다.
깊은 고랑과 낭떠러지에서의 막무가내 밀어내기도 지적됐다. 단체들은 "지난 2일 새벽 89번 공사부지 진입로에서 경찰이 진입로 양쪽 가에 깊은 고랑과 낭떠러지가 있었고 당시 비가 내려 길이 매우 미끄러워 위험한 상황에서 할머니한 분을 밀면서 실신해 후송됐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경찰에게 주민들의 안전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며 "이미 경찰과 기자 등 많은 사람들이 고랑에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 반복되었음에도 경찰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민들을 밀어내기 급급했다"고 말했다.
89번 공사부지 진입로에 배치된 여경들은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는 등 복면이나 우의 착용으로 경찰 개인에 대한 식별표식이 불가능했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단체들은 "한전은 공사 재개 시점에 대해 주민들에게 정확히 고지 한다는 약속을 어겼고, 밀양시청은 행정대집행 일시 고지를 1일부터 종료시까지로 하는 등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과 초조와 싸우고 있다 이는 그 자체로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